삼성전자의 8월 언팩 행사의 최대 히트작은 갤럭시Z폴드3가 아니라 갤럭시Z플립3이다. Z폴드3는 좌·우로 펼치는 폴더블폰이고 Z플립3는 아래·위로 접는 비교적 작은 폴더블폰이다. Z플립3는 조개폰, 크램셸(clamshell)폰으로도 불린다.

	갤럭시Z플립3 그린 색상 제품을 한 손으로 쥔 모습. 정옥재 기자

Z플립3는 이번에 디자인을 강화하고 가격을 대폭 낮췄다. Z플립3 전작은 지난해 2월 출시된 ‘갤럭시Z플립’이었다. Z플립은 미러 퍼플, 미러 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판매됐고 출고가는 165만 원이었다. Z플립 후속작은 5개월 뒤에 출시된 ‘갤럭시Z플립 5G’였다. Z플립 5G는 미스틱 브론즈, 미스틱 그레이, 미스틱 화이트 세 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출고가는 Z플립과 같았다.

삼성전자는 Z플립3를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전작보다 39만6000원 낮췄고 색상을 더욱 다양화했다. 크림, 그린, 라벤더, 팬텀 블랙 색상이 기본으로 출시됐고 그레이, 핑크, 화이트는 삼성닷컴에서만 판매한다. 링 그립(ring grip)이 달린 케이스, 폰을 쥔 손을 감쌀 수 있는 스트랩 케이스(strap case)가 함께 발매됐다. 폰과 폰 케이스 디자인이 중요한 고객층을 집중 마케팅하는 전략이다.

기자는 지난 27일 삼성전자의 무료 체험 서비스 ‘갤럭시 투고(to go)’를 활용해 Z플립3(그린)를 빌렸다. 이때 20대 아이폰 여성 사용자가 Z플립3를 빌리면서 “아이폰 사용자라서 충전기가 없으니 빌려줄 수 있느냐”고 삼성전자 매장 측에 요구했다. 이렇듯 아이폰 사용자들도 “Z플립3를 한 번 구입해볼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동통신사들도 공시지원금을 늘려 이런 심리를 파고든다. 기자는 최근 일주일간 갤럭시투고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폰으로 웹 페이지를 매일 수 차례 검색했는데 Z폴드3 제품은 대여하기 쉬웠지만 Z플립3는 비교적 어려웠다. Z플립3의 인기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 한 손에 쏙

	갤럭시Z플립3(왼쪽)를 펼친 모습. 디스플레이 면적이 LG벨벳과 비슷하다. 정옥재 기자

	왼쪽은 갤럭시Z플립3을 반쯤 접은 모습. 오른쪽은 LG벨벳 본체에 듀얼 디스플레이를 붙여 사용했다. Z플립3는 좁은 공간 활용도가 높다. 정옥재 기자

Z플립3는 손바닥으로 감싸쥘 수 있는 게 매력이다. 펼치면 바형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펼쳤을 때 크기(7.22×16.6×0.69㎝)는 아래·위로 긴 모양의 LG 벨벳과 비슷하다. 갤럭시S21 기본형보다 약 1㎝보다 길다. 무게는 183g으로 갤럭시S21 기본형보다 12g 더 나간다.

Z플립3는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을 직각으로 세워서 사용해도 되고 120도로 애매하게 접어 옆으로 세워서 사용해도 된다. 예를 들어 설거지를 할 때 주방의 그릇 틈에 거치해놓고 사용해도 편리하다. 좌우 폭이 좁아 이런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다. 전작과 달리 방수(IPX8)도 된다. 1.5ｍ 깊이의 담수에서 30분간 버틴다. 기자가 싱크대에서 물을 틀어 받아 놓은 물에 집어 넣었더니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 다양한 색상

	갤럭시Z플립3에 링이 달린 케이스를 부착한 모습. 정옥재 기자

	갤럭시Z플립3의 스트랩 케이스(왼쪽 2개). 오른쪽은 가죽 커버 케이스. 정옥재 기자

기자는 이번에 빌릴 때 크림 색상을 기대했지만 대신 그린 색상을 받았다. 그린은 약간 어두웠다. 귀엽고 예쁜 색상이 필요하지 않은 계층이 사용하기에는 무난했다. Z플립3는 커버 디스플레이를 대폭 키웠고 커버 디스플레이 내부에 듀얼 카메라 렌즈를 부착했다. 아예 커버 디스플레이를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커버 디스플레이에서는 날짜, 시간, 알림,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을 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늘어난다.

○ 카메라 무난

	갤럭시S21 기본형 야간모드로 28일 밤 주택가를 촬영했다. 정옥재 기자

	갤럭시Z플립3를 이용해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같은 방법으로 촬영했다. 정옥재 기자

제품 후면에 듀얼 카메라(렌즈 2개)가 달렸다. 1200만 화소의 초광각, 1200만 화소의 일반 카메라다. 폰을 펼치면 커버 디스플레이가 후면 위쪽 부분이 되어 커버 디스플레이에 달린 두 개의 카메라를 후면 듀얼 카메라로 부른다. 전면 카메라는 1000만 화소 카메라 한 개다. 전면 카메라의 화소 수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동영상 회의를 할 때 줌(Zoom) 앱으로 연결하면 보다 선명한 화질이 제공된다.

기자는 28일 밤 주택가를 촬영했다. 갤럭시S21 기본형 제품과 비교했다. 두 제품 모두 야간 촬영 모드로 찍었다. 갤럭시S21이 빛을 더 빨리 많이 모았지만 Z플립3의 품질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Z플립3는 카메라에 특화되지 않았다. 12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나쁘지 않은 화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에 특화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다면 Z폴드3나 Z플립3보다는 갤럭시S21 울트라나 아이폰12 프로 맥스 등을 구입하는 게 유리하다. Z플립3의 배터리 용량은 3300ｍAh다. 다른 플래그십 제품보다 용량이 적은 점을 구입시 참고해야 한다.

Z플립3는 디자인, 색상,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파운데이션 모양과 비슷해 가방이나 핸드백에 넣기에도 좋다. 아래·위로 긴 모양이기 때문에 폰으로 쇼핑이나 검색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보다 적합하다. 특정 색상 제품은 29일 현재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