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자 간편하고 저렴하게 김장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절임배추’ 선호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배추와 소금을 구입해 번거로운 절임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시중에 판매하는 절임배추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소가족 규모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김장용 절임배추 구매 고객들이 최근 서울 양재하나로마트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메가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절임배추 사전 예약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9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절임배추 매출은 해마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메가마트의 2019년 절임배추와 일반배추 매출 구성비는 60%, 40%였으나 지난해엔 각각 65%, 35%로 차이를 벌리더니 올해는 75%, 25%로 최다 격차를 기록했다. 부산지역 이마트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절임배추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174%를 나타냈다. 지난해 109% 상승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위드코로나의 시작도 절임배추 매출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집합금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가족이 함께 모여 김장을 하는 경우가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장을 직접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0%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포장김치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가량 늘어난 바 있다.

배춧값은 포기당 소매 가격 기준 평년 대비 60%가량 올랐지만 전체 김장 비용은 30% 상승했다. 김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춧가루 가격은 건고추 생산량 증가로 내림세를 보였고, 전반적인 김장 양념류 가격도 안정세를 나타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건고추 600g 가격은 1만4237원으로 평년(1만7013원)보다 16.3% 낮은 수준이다. 무 가격은 개당 1796원으로 평년(1970원)보다 8.8% 낮다. 최근 한국물가협회 조사를 보면 부산지역 마트에서 판매하는 절임배추(16~18포기)는 8만5800원으로 소금 등을 포함한 절임비용(배추 16포기+천일염 7㎏) 9만1480원 대비 6%가량 저렴하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