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중단하는 대부업체가 잇따른다.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0%로 제한된 상황에서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조달금리가 급등해 대출을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로 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대부업체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면서 서민 금융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규 대출을 중단한 대부업체가 늘면서 서민금융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29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위 대부업체 69개 사 중 13개 사가 신규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수신 기능이 없는 대부업체는 주로 은행이나 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고객에게 빌려준다. 지난해 상위 16개 대부업체의 신규 자금 차입 금리는 8.65%였다. 지난해 1월(5.14%)과 비교하면 3.51%포인트 급등했다. 대부업계의 대출 원가 구조를 보면 통상 대손비용이 8∼10%로 책정된다. 대출 중개사에 납부하는 광고비는 약 3%다. 여기에 현재 8%대인 조달금리를 더하면, 원가만 따져도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0%를 넘는 셈이다.

저신용자 대출이 막히면서 대부업체가 취급한 신규 대출액도 급감했다. NICE평가정보 기준 대부업체 상위 69개 사가 지난해 12월 취급한 신규 대출액은 780억 원으로, 지난해 1월(3846억 원)보다 79.7% 줄었다. 대부업체 고객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2월 상위 69개 업체의 신규 이용자는 연초(3만1065명) 대비 3분의 1 수준인 1만58명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2021년 대부업 최고 금리를 연 24%에서 20%로 4%포인트 인하했다. 이런 제한이 최근과 같은 금리 급등기에는 오히려 서민 대출 기회를 박탈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연 20%로 제한된 최고 금리를 시장금리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서민 이자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국회 반대 목소리가 커 논의가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