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KDI 제공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둔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205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 내외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 자료를 발표했다.

이 콘퍼런스는 한국 경제·사회가 직면한 도전 과제와 해결책을 논의하고자 KDI 주최로 진행됐다.

정 실장은 우선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갈수록 둔화하는 것은 2020년 이후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역동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2020년 한국에서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데드 크로스’ 현상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생산성이 회복된다는 전제 하에 2050년 경제성장률은 0.5%로 전망되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0% 내외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성장·생산 둔화를 막지 못 한다면 최악의 경우 ‘역성장’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제도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 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외국 인력을 적극 수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학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영선 KDI 연구부원장은 교육부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학생이 외면하는 대학은 스스로 문을 닫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육부가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쪽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이는 정부 의존성 심화와 대학의 자율성 침해 등으로 정책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콘퍼런스 축사에서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대학 규제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밖에도 추 부총리는 ▷국가첨단산단 세부 추진 계획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 전략 ▷다양한 고용 형태를 포괄하는 노동법제 등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