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비상경제차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정부가 다음 달 초 집계되는 3월 수출의 감소 폭이 2월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6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게 됐다.

정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최근 수출입 동향과 대응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자리에서 방 차관은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3월의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올해 3월 수출액 감소 폭(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 2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7.5% 줄어든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정부가 ‘6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공식화한 셈이다.

방 차관은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수출이 성장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세제·금융 지원, 기업 애로 해소 등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 차관은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산업활동 동향’ 결과를 언급하며 “전산업 생산이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수출 부진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는 등 여전히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늘었으나 반도체(-17.1%)를 비롯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2% 감소했다.

회의에서는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 이행 상황 점검’ 등의 안건도 논의됐다.

방 차관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 지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정책금융 전달체계 현장점검을 통해 4월 중으로 기업의 접근성과 활용도 제고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규로 3조 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와 1조 원 규모의 4차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준비 중”이라며 “운영 중인 30조6000억 원 규모의 모태자펀드에 더해 2조 원 규모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 동향에 대해서는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4.8%)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으며 3월에도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방 차관은 “겨울 한파 영향 등으로 무·파·닭고기 등 일부 품목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2분기에도 소비자 부담이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170억 원 규모의 할인 지원을 지속하고, 수급 불안 품목(닭고기·대파·명태·무)과 식품업계·농어가 생산지원 품목(칩용 감자·꽁치·종오리 종란) 등 7개 품목에 대해서는 5월부터 관세율을 인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 일명 ‘K-칩스법’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도록 조속히 후속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은 올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에 최대 35%(중소기업 기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방 차관은 “중소·중견 수출기업에 최대 0.6%포인트 금리를 우대해주는 2조 원 규모의 ‘수출 경쟁력 강화 지원 자금’을 산업은행이 4월 1일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