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공장 허용 균형발전 역행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 비판
- 비수도권大 맞춤형 지원 강화 촉구

윤석열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균형발전 정책 강화를 약속하며 ‘전국 어디서나 균등하게 잘 사는 지방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분권형 균형발전 추진과 ‘기회발전특구’ 조성 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럼에도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정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방분권경남연대 임병무 집행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평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 용인에 짓기로 한 것과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추진(국제신문 지난해 9월 6일 자 2면 보도)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분권경남연대 임병무 집행위원장은 지난 4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수도권 초집중 현상을 해소하고 지방소멸 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범부처 통합 성격의 균형발전 종합 대책과 공공기관 2단계 지방이전 추진 로드맵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수도권 대학에 초점을 맞춘 지원 방안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등 인재 육성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 적극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분권경남연대는 2017년 1월 민주적인 지방 자치와 지역균형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 전문가 중심으로 발족한 단체다.

특히 임 집행위원장은 지난 3월 정부가 대대적으로 발표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이번 계획에 따라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기업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국내 경제나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충남 등 수도권 경계에 있는 지역의 첨단 국가산업단지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으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부 계획이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 집행위원장은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수도권 대학 첨단분야 800명 증원’ 계획에 대해서도 “교육과 일자리를 위해 지역을 떠나는 비수도권 청년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이나 ‘대학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수도권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또 “앞으로 남은 4년간 첨단 산업 등의 분야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가 가속화하지 않을지, 지방소멸 위기가 더 심화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 집행위원장은 올해 하반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이 현 정부 균형발전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단순히 ‘공공기관을 지방에 내려보낸다’는 차원을 넘어 기존 기관과 이전할 기관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역별 산업·경제 특성에 맞는 효율적인 이전 계획을 내놔야 한다”며 “부산의 경우 산업은행이 이전해 오면 기존 금융기관과의 정책적 협력 체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집행위원장은 또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참여 기회를 지금보다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