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해외기관들의 국내 투자를 꺼리면서 국내 IPO(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센터 이미지. 롯데글로벌로지스 제공

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수요예측 부진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의사를 자진 철회했다고 6일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금융위원회에 지난 2일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IPO를 연기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4∼30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몸값 1조 원대를 희망했지만 이번 공모에서 희망가를 훨씬 낮췄음에도 흥행을 일궈내지 못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24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1500∼1만3500원이었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액은 1718억∼2017억 원이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 원으로 추산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88년 창립한 현대로지스틱스와 1996년 설립된 롯데로지스틱스가 2019년 합병해 출범한 종합 물류회사다. 국내 물류 업계 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 이어 ２위다.

올해 상반기 ‘IPO 대어(大魚)’로 꼽히던 DN솔루션즈도 코스피 상장을 지난달 30일 철회했다. DN솔루션즈는 5조 원 안팎의 몸값을 기대했지만, 흥행이 불발된 것이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움츠린 것으로 분석된다. DN솔루션즈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당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DN솔루션즈는 지난달 22∼28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 예측을 진행했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DN솔루션즈는 희망 공모가는 6만5000∼8만9700원으로, 공모 규모는 1조1399억∼1조5731억 원, 상장 뒤 시가총액은 4조1039억∼5조6634억 원 수준을 예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