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사업부를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한 것은 2017년 약 9조 원을 들여 하만을 인수한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오디오 명가 하만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 부문을 인수한다. 하만과 바워스앤윌킨스 CI.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HARMAN International, 하만)이 미국 현지 시각으로 6일 미국 마시모(Masimo)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 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하만이 인수하는 초호화 프리미엄 오디오 사업은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B&W)’와 함께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이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음향으로 오디오 전문가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는 초호화 오디오의 대표 브랜드다.

1993년 출시 이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 중 하나로 극찬을 받으며 B&W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라우드 스피커 ‘노틸러스(Nautilus)’는 대당 1억5000만 원이 넘고 유선형 디자인으로 유명한 무선스피커 ‘플린(Zeppelin),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유명한 헤드폰 PX7 시리즈 등은 유명한 전 영국 국가대표 축구선수 데이빗 베컴이 홍보대사로 활동한 바 있다.

하만은 이 외에도 CD 플레이어를 최초 발명한 115년 전통의 데논과 프리미엄 앰프·리시버 제품군에서 고품질 음향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마란츠도 확보했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AKG, 인피니티(Infinity),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등 프리미엄 브랜드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휴대용 오디오에서 약 60%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시장 규모가 큰 헤드폰, 무선이어폰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이번에 인수하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하만의 라이프스타일 사업 부문과 합쳐서 2025년 608억 달러에서 2029년 7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소비자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카 오디오 사업에서도 하만카돈, JBL, 마크레빈슨, AKG, 뱅앤올룹슨 외에 B&W 등 브랜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자동차 업체와 고객들에게 브랜드별과 차별화된 오디오 경험과 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인수하는 B&W, 데논, 마란츠 등에 축적된 전문적인 오디오 기술과 비결을 삼성전자 스마트폰, 무선이어폰, 헤드폰, TV, 사운드바 등에 적용해 시장 확대와 고객 경험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만은 연내에 마시모 오디오 사업 부문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