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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
- 건설·제조업 40개월째 ↓
- 男 실업 ‘구직포기’ 이어져
- 비경제인구 편입 통계 착시
부산 동래구 20대 A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제조와 유통 등 중소기업 수십곳에 취업 지원을 했으나 낮은 임금 수준과 과도한 노동강도, 불투명한 성장 가능성에 거듭 실망하면서 최근에는 아예 구직 활동을 접었다. 부산진구 40대 B 씨는 지역의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다 경영 악화로 원치않게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여러 차례 재취업을 시도했지만 실패, 현재는 비구직 상태로 쉬고 있다.
지난달 부산 전체 실업률이 1.3%에 머물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 고용시장이 구조적으로 개선됐다기보다, 주력 산업 부진으로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남성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비경제활동인구(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는 ‘실업자’ 범주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집계된다. 결국 실업률 하락의 이면에는 역설적이게도 ‘남성 고용난’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동남데이터청이 9일 각각 발표한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달(2.1%)보다 0.8%포인트나 하락한 1.3%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지역별로 공시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모든 달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다. 부산의 월간 실업률이 통상 2~4%대를 기록해 왔다.
이는 남성 취업난이 심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 당국의 설명이다. 동남데이터청 박미점 팀장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구직 단념’ 남성이 늘어 지난달 부산 실업률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결국 구직 활동 기간에는 ‘실업자’로 분류됐다가 ‘구직 포기’ 이후 실업자 범주에서 빠져 실업률이 낮아진 것이다. 실제 부산의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8월 44만6000명에서 지난달 45만9000명으로 1만3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1만5000명(72만9000명→71만4000명) 줄어들었다.
동남데이터청은 부산의 남성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주된 요인으로 제조와 건설 등 주력 산업의 장기 고용침체를 꼽았다. 남성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건설업과 제조업 분야 지난달 취업자 수는 각각 8000명과 1000명 줄며 각각 40개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다. 부산 전체 취업자(170만4000명) 수가 지난해 8월보다 1만1000명 늘어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연령대(남성+여성)별로도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40대(-1만2000명)와 50대(-1만4000명) 취업자 수가 모두 1만 명 넘게 감소했다. 청년층인 20대 역시 지난해 8월보다 1000명 줄었다. 내수 관련 업종에서도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부산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만4000명 줄어들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감소 폭은 지난해 2월(-3만 명)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