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비오(왼쪽) 영도구지역위원장이 1일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3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투쟁을 넘어 이 시대의 모든 약자를 대변하며 35m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고 지키기 위해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일 김 지도위원이 올라가 있는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내 85호 크레인 맞은편 도로에서 단식 13일째를 맞은 민주당 김비오 영도구지역위원장은 목소리에 힘이 빠지는 등 기력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김 지도위원이 외롭게 단식을 하고 있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어 김 위원장은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영도구청에서 불법이라며 천막이나 텐트 치는 것을 막아 내리쬐는 햇볕을 양산으로 가리고, 모기장 하나로 밤을 지새고 있었다. 지난달 27일 집중호우 때도 승합차 속에서 단식 농성을 계속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가 있을 때만 잠시 들렀다 가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남은 건 단식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도브레뉴 아파트 앞 도로에서 농성을 펼치던 지난달 24일 밤 "당신이 여기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철수하라"는 입주민들과 5시간 넘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50m가량 떨어진 봉학초등학교 옆 담벼락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김 위원장은 "김 지도위원이 내려올 때까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하루빨리 귀국해 정리해고 철회 등 큰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늦었지만 많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