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위 찬반 투표서 5대4
- 진보성향 교육단체 반발
- 대표성 의심 등 유감 표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이 22일 도의회에서 부결됐다. 고입연합고사 부활 반대 주민청원 건에 이어 이번 주민발의 건까지 도의회가 부결 처리해 관련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경남교육연대 김현옥 위원장 등이 주민발의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이날 심의한 끝에 찬성 4표, 반대 5표로 부결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은 경남도교육청 박태우 교육국장 등 교육청 관계자와 조례 청구인인 김 위원장 등을 상대로 찬반 의견을 들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찬반 입장이 나뉘면서 열띤 논의가 벌어졌다.

하지만 조례안이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대 측 의견이 우세해 부결됐다.

김 위원장은 찬성 발언에서 "학생은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환경 등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며 "이 조례는 이 같은 학생들의 천부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반면 도교육청은 조목조목 반목했다. 박 교육국장은 "이 조례안은 과다한 의무를 부과해 학교의 자율성, 교육의 자주성, 중립성 등을 규정한 헌법과 초·중등교육법 등 상위법령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생집회를 허용한 점과 성적 지향 차별금지 조항은 동성애를 용인하는 인상을 주어 학생들의 가치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의회의 학생인권조례안 부결이 알려지자 전교조 등 이 조례안 지지입장을 밝혀온 진보성향 교육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학생인권조례 경남본부는 "교육사안은 당파성과 색깔론, 근시안적인 판단과 무관하게 논의되고 결정돼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도의회가 제대로 된 공론의 장도 열지 않고 단번에 부결한 것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도의회가 고입연합고사 부활 건에 이어 인권조례안까지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부결시킨데 대해 주민 대표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들 교육단체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한 도의회와 도교육청 결정의 부당성을 도민들에게 호소하는 등 선전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또 의견을 모아 인권조례를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