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울산 지나 빠르게 동진

- 동해안 5년만에 적조주의보

- 수온 높아 9월까지 지속 예상

남해안을 휩쓸고 있는 유해성 적조가 부산 울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안까지 확산되면서 엄청난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 적조가 동해안으로 확산된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으로 정부와 어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9일 부산 영도구∼해운대∼기장 앞바다, 울산 울주군 연안과 외측 바다, 포항 남구 구룡포∼경주 감포 동방 3마일 해상에 적조주의보를 확대 발령했다. 

높은 수온과  계속되는 남풍에서 비롯된 유해성 적조로 남해안 가두리양식장의 피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남해안을 덮친 적조로 106곳의 가두리양식장에서 양식하던 어류 1154만여 마리가 폐사해 60억56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통영에서만 1113만 마리가 폐사하면서 57억여 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는 전체 피해금액의 95%에 이르는 것이다.

고밀도 적조띠는 조류를 타고 빠르게 동진하면서 점차 확산하는 추세로 피해액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태풍 등 수온을 낮춰줄 변수가 없으면 적조가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경남지역의 피해는 2007년(105억 원)과 1995년(308억 원)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95년 49일 간 이어진 적조 때 경남에서는 2000만 마리의 어류가 떼죽음을 당했지만 올해는 지난 18일 적조주의보 발령 이후 10여 일 만에 1000만 마리가 폐사하는 등 당시보다 피해가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는 수거한 폐사 어류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양식장 그물 아래 죽어 가라앉아 있는 물량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상상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올해 발생한 적조 피해가 예년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각 지자체에 적조방제 사업비와 피해복구비 등을 즉각 지원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 손재학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적조 발생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며 "예찰과 신속한 방제작업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복구비를 신속히 집행해 어업인 경영안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통영시도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키로 결정했다. 국비 지원 없이는 완전히 망가진  가두리양식장의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 피해액은 시·군별 재정력 지수에 따라 다르지만 통영의 경우 피해액이 75억 원 이상이면 기준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