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회 진입 7~10명으로 늘어
- '특수 손도끼'로 유리창 깨
- 객실 내 시신 3구 첫 인양

- 美 기술진 2명 구조 지원
- 22~26일 소조기 도움될 듯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닷새째인 20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선내로 진입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합동구조팀은 전날 4층 객실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이어 승객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객실에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합동구조팀은 지난 19일 밤 1시48분께 특수제작한 손도끼로 4층 객실 유리창을 깨뜨리고 처음으로 선내에 진입, 사망자 3명을 인양했다. 잠수사가 사망자의 위치를 발견한 지 18시간 만이다.

선내 시신 첫 수습은 세월호와 연결된 가이드 라인 덕분이다. 구조팀이 거센 조류를 뚫고 세월호로 들어갈 길이 열린 것이다.

수면 밖 스티로폼 부이에 연결된 가이드 라인은 이틀에 걸쳐 수백 명의 잠수사가 번갈아가며 투입돼 라이트 불빛과 손의 감각을 이용해 선체 돌출 부위 등에 겨우 묶었다. 가이드 라인이 5개까지 늘어나면서 함수와 함미, 중앙 세 갈래 길이 생겼다. 한 번에 진입하는 잠수사의 숫자도 7∼10명까지 늘어났다.

선실 창문을 깬 '특수 손도끼'도 선내 진입에 큰 역할을 했다. 잠수사는 도끼로 수차례 유리창을 '찌른' 끝에 깨뜨려 13분 만에 선실 안에 있던 시신을 수습했다.

창문 너머로 선체 안의 시신을 확인한 합동구조팀은 수습을 위해 수차례 진입을 시도했지만 장애물은 유리창이었다. 묵직한 도끼는 해저의 수압 때문에 무용지물이다. 유리창을 때리기보다 찔러서 균열을 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합동구조팀은 쇠뭉치의 끝을 뾰족하게 갈아 손잡이를 달았다. 잠수사들은 이렇게 제작된 손도끼로 유리창에 균열을 만들어 깬 뒤 진입 통로를 확보했다.

생존자를 찾기 위한 새로운 수색장비도 투입된다. 합동구조팀은 원격조정무인잠수정 ROV(remotely-operated vehicle ) 2대와 이를 운용할 미국 기술진 2명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ROV는 원격 수중 탐색장비로 1980년대부터 깊은 바닷속에서 난파선 탐사, 기뢰 제거 등 위험한 임무에 활용돼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카메라와 음향탐지기 등을 갖췄으며 군에서는 외국 잠수함의 성능, 음향 정보, 해저의 소리의 전달 방식에 관계된 수질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다. 합동구조팀은 장비와 인력이 도착하는 대로 즉시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시신 유실에 대비해 사고해역 일원을 수색하기 위한 음파영상탐지기 선박 2척을 투입해 사고 해역 일원에서 시신과 유류물 수색작업에 나선다.

한편 사고 해역 조류가 22일부터 약해져 수색과 구조작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날부터 26일까지 바닷물 수위가 낮은 '소조기'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는 수위가 높은 '대조기'여서 수색 작업에 애로가 컸다. 때로는 육지와 바다 쪽의 정조시간이 다른 상황도 발생, 애써 준비한 현장 작업을 시도조차 못 해보고 철수한 적도 있었다. 한 베테랑 잠수사는 "바닷물 유속이 빠른데다 정조 시간대에도 시정이 짧아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20일을 기준으로 해수면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중 작업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