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광주시청 1층에 전날 중국 지린성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 사고로 숨진 광주시청 공무원 김철균 지방공업사무관의 분향소가 차려졌다.연합뉴스

중국 현지 연수 중인 지방공무원의 버스사고로 동료 공무원 2명의 사망과 부상 소속이 날아든 부산시청 분위기는 2일 내내 착 가라앉았다. 특히 지난해 7월 25년 만에 5급으로 승진한 뒤 누구보다도 기뻐하면 성실하게 일했던 고 김태홍(55) 사무관의 사망 소식에 시 소속 공무원 대부분은 이날 깊은 침묵과 슬픔 속으로 빠져들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공무원들도 많았다.

시 공무원들은 숨진 김 사무관에 대해 "정말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사무관은 꼼꼼하고 세심한 일 처리로 상하 간 신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동료 공무원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사고 버스 뒤차에 탑승했던 동료 공무원 윤덕영(52) 사무관은 "6대의 버스 중 5번째 버스가 사고를 당했는데 뒤에서 그 광경을 직접 보게 돼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사무관은 "지난밤 한숨도 못 잤다"며 "이 아픈 사연을 어떻게 안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김 사무관에 대한 장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김 사무관과 부상당한 하모 사무관 가족 등 7명은 이날 중국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긴급 여권을 발급했다.

중국버스 추락 사고로 부산시처럼 동료 공무원을 잃은 광주시 등 타 지자체도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광주시는 사고상황반을 꾸려 유족의 중국 현장 방문을 지원했으며, 분양소를 마련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공무원들은 공직사회의 핵심인력인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희망에 부풀어있던 터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행정자치부 정재근 차관이 이끄는 사고조사·대응팀(가칭)을 꾸려 2일 현지로 급파했다. 이들은 외교부 등과 함께 현지에서 부상자 치료 지원 등 사고수습을 맡게 된다.

현지로 파견된 행자부 대응팀은 정재근 차관과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을 비롯한 행자부 직원과 지자체 직원 20명 내외로 구성됐다. 또 교육 주관기관인 전북 완주 소재 지방행정연수원에는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정부서울청사 지방행정실에는 상황대책반이 설치됐다.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 영사도 사고대응을 위해 현지로 이동했다.

행자부에 따르면 1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께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과 연수원 관계자, 가이드 등 우리 국민 26명과 중국인 2명을 태운 버스가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과 단둥(丹東) 경계지점 조선족마을 부근 다리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11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사고를 당한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 일행 148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5급 지방직공무원 143명과 연수원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중국 내 고구려·발해 터와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를 둘러볼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