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급식비 보조금 검증 나서
- 의무급식 종잣돈 활용 방지 취지

- 누리과정 예산 추가배정도 요청

부산교육청이 올해부터 의무급식(무상급식) 전 단계로 시행 중인 중학교 급식비 보조금 사업에 대해 부산시의회가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중학교 의무급식과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논란이 또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새누리당 이진수(동래구3) 의원은 11일 제252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교육청에 초·중학교 급식 관련 점검 용역을 주문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시의회가 요구하는 용역은 연간 10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초등학교 의무급식이 교육청의 중기 재정과 교육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의원은 "초등학교 의무급식이 사전 타당성 검토도 없이 시작된 만큼 지금이라도 적합성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이 용역 결과를 중학교 의무급식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을 방침이다.

교육청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중1 의무급식비로 113억 원을 책정했고, 2018년까지 의무급식 대상을 중2와 중3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의무급식에 강하게 반대해온 시의회가 제동을 걸어 113억 원을 중학교 전 학년 급식비 보조금으로 돌렸고, 이에 교육청은 2018년까지 보조금 비율을 100%로 높여 사실상의 의무급식을 실현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시의회가 이번에 용역을 주문하고 나선 건 중학교 급식비 보조금이 의무급식을 위한 '종잣돈'으로 사용되는 걸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으로 2년간 해마다 보조금 비율을 올려 의무급식 효과를 내겠다"는 교육청의 바람을 들어줄 수 없다는 계산이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역시 들썩이고 있다. 이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누리과정은 법에 명시돼 있지만, 의무급식은 법과 조례에 근거가 없다"며 교육청에 올해 하반기 누리과정 예산 977억 원 추가 배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애초 올해 예산 편성 때 교육청이 "어린이집은 교육청 소관이 아니므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자, 시의회는 6개월분을 강제 배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누리과정 예산은 '땜질식 처방'으론 안 된다는 기본 입장엔 변함없지만, 일단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추경에 반영할 것"이라며 "의무급식 용역은 아직 공식적인 요청이 없어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