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승 카약타고 대한해협 횡단

22일 오전 일본 쓰시마섬의 이구치하마 해수욕장에는 쓰시마시 공무원을 비롯해 보건소·우체국 직원, 그리고 시민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모여들었다. 쓰시마고 학생 30여 명을 태운 버스에 이어 부산외국어대 학생과 교수 등 84명을 태운 버스 2대가 도착했다. 한일 양국에서 이날 해안 청소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250여 명에 달했다.

22일 오전 일본 쓰시마섬 이구치하마 해수욕장에서 부산외국어대 학생들과 현지 공무원, 주민들이 함께 해변 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호걸 기자

이날 행사는 부산외대와 쓰시마시가 해마다 해류를 타고 떠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이구치하마 해수욕장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한 정화 활동이다. 부산외대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14번을 참여한 '개근생'이다. 부산외대 팀은 지난 21일 미나토하마 해수욕장에서도 이미 60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날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카약을 타고 일본 쓰시마섬 이구치하마 해수욕장에 도달하는 도전을 시작한 카약 동호인과 청소년들. 김봉기 기자

해변에 있는 각종 어구와 생활 쓰레기 틈에서 한글이 적힌 쓰레기가 틈틈이 눈에 띈다. 컵라면 용기, 막걸리 용기, 부탄가스통까지 다양하다. 이구치하마 해수욕장은 대마도 북서부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특히 한국에서 해류를 타고 쓸려온 쓰레기가 많다. 쓰레기를 줍던 주민 이와사(여·38) 씨는 "한국에서 온 쓰레기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인도에서 온 쓰레기도 가끔 보인다. 해안 쓰레기 문제는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문제"라며 "딸에게 이런 사실을 가르치려고 함께 참가했다"고 말했다.

작업을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80여 개의 포대 자루가 쓰레기로 가득 찼다. 참가자들은 쓰시마시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후 1시 재개된 쓰레기 수거는 오후 3시에 끝이 났다.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총 120t. 쓰시마섬에는 쓰레기 소각장이 없어 이날 수거된 쓰레기는 모두 나가사키 현으로 보내져 처리될 예정이다.

부산외대 박진선(여·일본어창의융합학부 1학년) 씨는 "힘들지만 깨끗해질 해변을 생각하면 뿌듯하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겁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서구는 청소년 11명과 카약 동호인 19명 등 30명이 22일 새벽 4시 송도해수욕장을 출발해 1인승 싯인(sit-in) 카약을 타고 대한해협을 건너는 도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쓰시마=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