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2060년에는 이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3배나 급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부산은 7대 도시 가운데 (초)미세먼지주의보 발령이 가장 잦고(본지 지난달 30일 자 1면 보도), 농도가 짙어질수록 사망자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적극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0일 발표한 '대기 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은 2010년 현재 100만 명당 359명으로 일본이나 유럽 주요국가보다 낮다. 그러나 추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2060년 1109명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이 779명으로 1.7배가 돼 선진국 가운데 증가 폭이 클 뿐 미국(307명) EU 주요 4개국(340명) 캐나다(300명) 등은 2010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공기가 맑은 호주와 뉴질랜드는 2060년 95명에 그쳐 조기 사망률이 한국의 8.6%에 불과했다.

개발도상국인 인도와 중국은 같은 기간 100만 명당 사망자가 508명에서 2039명으로 4배, 662명에서 2052명으로 3배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OECD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는 청정에너지와 저공해 교통수단을 사용하는 노력 덕택에 조기 사망률이 낮아지지만, 인도 중국 한국 등은 인구 집중과 도시화로 차량과 공장 가스에 더 많이 노출돼 사망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오염 관련 질병 탓에 의료비 증가와 노동생산성 감소, 농작물 수확 감소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손실도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OECD는 대기오염으로 2060년 연간 세계 GDP의 1% 수준(2조6000억 달러·약 3015조 원)까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회원국 가운데 최대인 GDP의 0.63% 손실이 예측됐다.

부산시의 '미세먼지 발생원별 저감 대책' 용역보고서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하면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율은 1.18%가 늘어 서울(0.34%) 인천(0.26%)보다 3, 4배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경성대 정장표(환경공학과) 교수는 "시 차원의 대기오염 대책 수립에 한계가 있겠지만,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