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열리는 본회의 불참 결정
- 1500억대 추경·조례 처리 못해
- 각종 현안사업 추진 차질 우려

경남 김해시의회와 집행부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27일 김해시의 추가경정예산안에도 불똥이 튀게 됐다. 추경 통과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올해 하반기 1500억 원대에 달하는 각종 현안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애초 27일 열리는 김해시의회 제193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하반기 추경예산안과 각종 조례 등이 처리될 예정이었지만, 시의회와 집행부 간 갈등 탓에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날 전원 불참하기로 해 정족수 수 미달로 모든 안건이 '의결보류' 처리될 공산이 크다. 전체 22명의 시의원 중 새누리당 소속은 12명이다.

이 때문에 도로 개설, 복지수당 지급 등 각종 현안 사업 추진이 당분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세부 내용을 보면 부곡~냉정 도로 확장 공사 162억 원, 초정~화명 광역도로 건설 115억 원, 부봉지구 도시계획도로 20억 원, 학교무상급식비 19억 원,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 19억 원 등의 집행이 중단된다.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에 관한 조례, 시세 감면조례,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 등도 줄줄이 미뤄지게 됐다.

이처럼 시의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새누리당 중심의 '신세계백화점·이마트 김해점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이하 특위)와 집행부와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특위는 애초 신세계백화점 허가 과정에서 법상 의무화된 '반경 1㎞ 전통시장 보존구역과의 상생협약' 외에도 주변 상권의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꾸준히 시에 요구해 왔다.

특위 관계자는 "반경 1㎞ 외 지역 상권에 대한 지원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시가 최근 신세계에 백화점 사용 승인을 내줬다"며 반발했다. 이와 함께 특위 측은 "지난 24일 열린 회의 때 시장과 관계 공무원이 참석해 해명하기로 해놓고 불참했다. 이는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집행부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신세계 승인 건은 법상 모든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처리했다. 특위에서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고 말했다.

하반기 시의회 의장단 선거도 의회 파행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부 결속'을 위해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27일 본회의에서 각종 안건 처리가 무산될 경우 다음 달 중순 임시회 때 다시 추경예산안을 상정하기로 하고 시의회 측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의회는 새누리당 12명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