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건설 승인으로 시민사회가 반발하는 상황에서 원자력발전소 정책과 국민주권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2일 경성대 공학관에서 열린 '핵발전소안전대책포럼'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원전을 여러 권력주체들이 교차적으로 감시·관리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핵발전소 입지에 국민주권 개념을 도입하자는 취지의 토론회가 12일 부산 경성대에서 핵발전소안전대책포럼 주최로 열리고 있다.

주제발표(핵발전소 위험과 국민주권)를 맡은 수원대 이원영(국토계획과) 교수는 "핵발전과 같이 국민과 영토의 안위에 관한 초장기적 핵심정책이 결정되면서 국민주권이 존중되는지 의문이다"며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정책이 행정부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원전의 신규건설계획 국민동의 ▷국회에 원전 감시기능 구축 ▷광역단체장에 현장에서의 책임과 권한 부여 ▷새로운 국제협력체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국회의 국정조사기능을 보좌하기 위해 '국정조사처(가칭)'를 신설하고 산하에 '핵발전소감시국(가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폐쇄적 정책결정 과정을 꼬집는 발언도 이어졌다.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정책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현안으로 떠올랐는데, 우리는 여전히 극소수의 전문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북대 박동천(정치학) 교수도 "원자력 문제는 21세기 세계 정치의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굉장히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결정을 몇몇 전문가가 주도한다"고 지적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