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욕객 1199명 초라 흥행 실패
- 6시 폐장후 1시간 공백도 한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야간개장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의욕만 앞섰다는 지적과 함께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운대구는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1.5㎞ 전체 해수욕장 구간의 중앙지점인 5망루 주변 200m를 오후 7시부터 밤 9시까지 2시간 연장 개방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국내에서는 처음 이뤄지는 시도라 수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구는 기대했다.

지난 22일 야간 개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그러나 지난 2주간 야간 해수욕을 즐긴 이는 1500명에 불과했다. 구의 야간개장 이용객 현황을 보면 입욕객 수는 개장 첫날인 지난 11일 15명, 12·13일 0명, 14일 5명 등에 그쳤다. 다행히 지난 21일부터 26명, 22일 163명, 23일 500명 으로 증가했다.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모두 1199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3일 낮에만 40만 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물 밖에서 야간개장을 즐긴 이도 5470명 정도 수준이었다.

취재진은 이유를 분석하고자 지난 22일 오후 8시 이곳을 찾았다. 조명탑 3개의 불이 환하게 켜졌고 안전요원 10여 명도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정작 물놀이를 하는 이는 20명 정도에 그쳤다.

제일 큰 원인은 낮은 수온으로 분석됐다. 발을 담가보니 온몸을 물에 적시는 것이 망설여질 정도로 차가웠다. 물속에서 만난 김준철(29·경기 광명시) 씨도 "일단 물 밖으로 나가면 이내 추워져 다시 들어 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는 수온이 25도 이상은 올라가야 야간 수영을 즐기기에 적당한데 지난 2주간 평균 수온이 20도 초반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개장 첫날인 11일의 수온은 20.4도였고 12일 18.6도, 13일 19.8도 등이었다가 지난주 후반부터 조금씩 올랐다.

궂은 날씨도 한몫했다. 장맛비와 높은 파도로 입욕이 금지·통제된 날도 사흘이나 됐다. 이에 구는 개장 시기를 날씨 등을 고려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개장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는다.

운용시스템도 매끄럽지 않았다. 오후 6시에 폐장한 뒤 야간개장 시간까지 1시간이라는 공백이 있는데, 해수욕객은 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해수욕장을 빠져나갔다.

구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규철 부구청장은 "야간개장 후반부터 많은 이용객이 몰려 1주일 더 기간을 연장하려 했지만 소방본부 등 관계기관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며 "올해는 시범 개장인 만큼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체계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구는 우선 야간개장 시기를 수온이 올라가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의 성수기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오후 6시 폐장 때부터 곧바로 야간개장 해수욕장을 이용하도록 시스템도 바꿀 계획이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