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모델링 중 내벽 철거하자
- 하중 못 버티고 무너진듯

- 매몰된 3명 중 2명 숨져

작업인부 2명이 숨진 경남 진주시 장대동 상가건물 지붕 붕괴 사고(본지 29일 자 10면 보도)는 부실하게 지어진 노후 건물에서 내벽을 철거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건물 지붕 붕괴 사고가 난 경남 진주시 장대동 건물에서 정밀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주경찰서는 29일 상가 건물 지붕 붕괴 사고 현장에서 검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진주시, 한국시설안전공단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붕괴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감식을 벌인 데 이어 건물주인 성모(56)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축물 대장상 3층이 철근 콘크리트 슬래브 건축물로 돼 있는데, 현장 감식 결과 내려앉은 지붕에는 철근이 박혀 있었지만, 붕괴 현장에 남아 있는 부서진 3층 벽이나 기둥 잔해물에는 철근이 들어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3층 내부에는 방을 구분하는 칸막이 형태의 내벽 10개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건물주 성 씨로부터 3층 여인숙을 리모델링해 병원 사무실로 이용하기 위해 인력사무소 대표에게 여인숙 내벽을 두 개당 하나씩, 즉 절반가량을 철거해 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철근도 없이 벽돌로만 쌓은 낡은 건물에서 지붕 하중을 일부 지탱하던 내벽이 철거되자 남은 기둥과 내벽, 외벽이 더는 버티지 못하자 지붕이 내려앉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용도변경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의 감식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건물 붕괴 원인이 규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72년 8월 사용승인을 받은 해당 건물은 1층은 점포, 2·3층은 여인숙으로 건축물 대장상 등재돼 있다. 붕괴 사고 당일 리모델링 공사는 여인숙으로 사용하다가 비어 있던 3층을 병원 사무실로 용도변경하기 위해 진행됐다.

진주시도 허가와 안전진단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 용도변경에 나선 건축주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또 시는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수조사를 통해 지은 지 오래돼 붕괴 위험이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사용 제한 및 강제철거 조처를 해 앞으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