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10월부터 시행 전망
- 5가구 이상 주거지 건립 불허
- 국도·군도·지방도 1㎞ 내도 안 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지의 무분별한 입지 탓에 경남 곳곳에서 주민들과의 마찰(본지 지난 18일 자 11면 보도)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함양군이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마련, 시행하기로 했다. 이 조례는 경남 도내에서는 처음 제정되는 것이다.

함양군은 태양광 등 발전시설 설치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와 경관 훼손, 안전사고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함양군계획조례 개정안'(태양광 발전시설 개발행위 기준)을 제정한다고 29일 밝혔다. 군은 군의회 의결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이 조례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국도·지방도·군도에서 1000m 이내, 5가구 이상 주거지역, 관광지, 공공시설 부지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500m 이내 지역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 또 경지정리가 된 논에도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수 없도록 했다.

이처럼 함양군이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선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다 전기 판매 수익성도 높아진 데 힘입어 신재생에너지 개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입지 여건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업지 입지를 둘러싸고 마찰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함양군 백전면 평정마을의 경우 주택과 50m 떨어진 곳에 최근 198㎾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 건립 허가가 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함양군 서상·사하면 등지에서도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300㎾ 이하의 태양광 발전시설은 시·군에서, 300㎾ 이상은 경남도가 각각 허가권을 갖고 있다. 함양군에는 300㎾ 이하 태양광 발전시설 27개소와 300㎾ 이상 시설 35개 등 총 62곳의 태양광 발전시설의 허가가 난 상태다.

산청군에는 허가 신청이 접수된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이 무려 150건에 이르고 있다.

또 산청군 금서면 쌍재마을 주민들은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이곳에는 D건설이 15만여 ㎡의 임야에 24.15㎿를 생산하는 풍력발전단지(발전기 총 7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D건설은 이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심의위원회의 허가를 받았으며,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산청군에 발전시설 설치 등을 위한 개발행위 신청을 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소음과 저주파 피해, 자연환경 파괴 등을 내세워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반대하고 있다.

함양군 관계자는 "지금까지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대한 입지, 규모 등에 명확한 규정이 없어 태양광 발전시설이 난립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지만, 앞으로 관련 조례가 제정되면 민원 해소는 물론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