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조증상…지진예보 활용"

지진이 발생하기 하루나 이틀 전 진앙 주변의 지하수 수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지진 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경대 정상용(지구환경과학과·사진) 교수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지하수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진이 발생한 지난 12일과 19일 전 이곳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관측소는 전국 300여 개 관측소 가운데 경주시 내남면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관측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지표면에서 179㎝ 아래에 있던 암반 지하수가 12일에는 130㎝ 지점까지 올라왔다. 하루 사이에 수위가 49㎝ 상승한 것이다. 12일 이곳에 내린 비의 양은 14㎜에 불과했다.

규모 5.1과 5.8 지진이 발생한 12일 다음 날 수위가 지표면 아래 91㎝ 지점까지 올라갔고, 16일에는 지표면 아래 81㎝ 지점까지 올라가는 등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강수량이 25.6㎜에 그친 17일 지하수 수위가 갑자기 지표면 아래 40㎝ 지점까지 무려 41㎝ 올라갔고, 비가 내리지 않은 18일에는 지표면 아래 38㎝ 지점으로 상승했다. 그 이후 규모 4.5 여진이 발생한 19일 수위는 지표면 아래 31㎝ 지점까지 상승했다. 26일 현재 수위는 지표면 39cm 지점에 머물렀다.

정 교수는 "지진에 앞서 암석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지하수 수위가 많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모 4.5 이상의 지진에만 영향을 받았고, 그 사이에 있었던 작은 규모의 여진에는 파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강한 지진에 앞서 지하수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잇따라 나타난 만큼 지진 예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현재 1시간 단위로 하는 측정을 분 단위 또는 초 단위로 세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