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부터 사흘간 축제기간
- 관광객 안 찾아올까 근심 가득

전국 최초의 불고기 특구인 울산 봉계불고기특구가 경주 지진 여파에다 이른바 '김영란법', 울산 현대자동차 파업 등 '삼각 악재' 탓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상인들은 이런 상황이 코앞에 닥친 봉계불고기축제(10월 1~3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봉계지역은 2006년 불고기 특구로 지정되는 등 전국적인 명성을 이어온 곳이지만, 최근 인접한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탓 등으로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기다시피하면서 매출이 평상시 4분의 1도 안 될 만큼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다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 영향 탓인지 최근 한 달여 전부터 예년보다 찾는 손님이 부쩍 줄었고, 지난여름부터 계속 진행 중인 현대차 파업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봉계 불고기특구는 진앙인 경주시 내남면과 바로 이웃이다. 내남면사무소와 직선거리로 3.3㎞ 떨어져 있을 뿐이다. 울주군 최대 지진 피해 지역인 두서면 외와마을보다 더 가깝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강진 이후 그동안 430여 차례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면서 관광객들이 봉계 불고기특구를 외면하는 것으로 상인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주말인 지난 24일 저녁 봉계리 일대 불고기 가게들은 특구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썰렁했다. 예년 같으면 한우 불고기를 즐기기 위해 울산 시내는 물론이고 부산과 대구 등지에서도 손님이 단체로 들이닥쳐 음식점마다 북적였다. 하지만 특구 내 30여 개 음식점 대부분은 텅 비어 있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불고기 가게를 했다는 업주 김모(50) 씨는 "올해 봄까지만 해도 손님들이 타고 온 차량을 주차할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영업이 잘됐다. 그런데 여름 이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진 이후에는 그나마 들어 온 예약도 취소되기 일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음식점 업주는 "우리에게 무서운 것은 지진 피해보다 그로 인해 손님들이 발길을 끊는 것"이라며 "28일부터는 김영란법도 시행되는데 이러다가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불고기축제의 특수도 없는 게 아닐까 정말 두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봉계불고기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이 예년보다 좋지 않지만, 우리는 전국적인 먹거리축제의 명성을 이어가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