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장르 영화의 가능성 보여줘
- 관객 많아 셔틀버스 추가 운영
- 강연·공연 등 부대행사도 성황

국내 첫 국제산악영화제로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닷새간의 다채로운 일정을 마치고 4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는 '산악'이란 전문 장르 영화가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30일 개막된 이번 영화제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면서 행사장인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대는 이들이 내뿜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특히 영화 관객뿐만 아니라 가을 행락객이나 관광객의 발길까지 이어지면서 영화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조짐'은 영화제 개막 당일부터 나타났다. 이날 예상보다 많은 3000여 명의 관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휴기간인 지난 1~3일 총 23회 차 가운데 대부분 영화의 관람권이 매진됐다. 또 관람권 매진이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90% 넘는 발권율을 기록하는 등 산악 영화에 대한 관객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선착순 입장인 야외상영장 'UMFF시네마'는 연일 전체 1000석이 가득 찼다.

이번 영화제의 하이라이트는 살아있는 산악인의 전설로 불리는 라인홀트 메스너의 특별강연. 메스너는 1978년 세계 첫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낭가 파르바트 단독 등정에 이어 1986년 로체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무산소 완등의 신화를 쓴 산악인이다. 그는 이번 영화제에서 '태산을 움직이다'란 주제로 한 차례 강연을 했는데, 예매 오픈 사흘 만에 3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예비번호를 받았거나 이마저 확보하지 못한 관객들은 강연장 앞에 진을 치기도 했다.

각종 행사에 관한 관객의 참여 열기 역시 뜨거웠다. 메인 공연인 'UMFF 끝자樂'에는 평균 1000명의 관객이 찾아 개막식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매일 두 차례 공연하는 인디밴드 공연 'UMFF 힐링스테이지'는 좌석이 제한됐음에도 매회 150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지난해 예비영화제 당시에도 큰 호응을 얻었던 트리클라이밍 '나무노리'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참가자가 정원(240명)을 넘겼다.

첫날부터 눈길을 끌었던 '영남알프스 VR체험'은 참가자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뤄 번호표를 발급하고, 마감 시간을 미루기도 했다. 2박 3일 동안 진행된 '옹기종기 가족캠프' 역시 정원이 가득 찼다. 이처럼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응에 힘입어 캠핑장과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추가로 편성, 운행하기도 했다.

전시행사에도 연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계산악영화제 포스터전 ▷영남알프스 大虎(대호)전 ▷라인홀트 메스너 특별전시회 등에는 하루 평균 500명이 찾았다.

영화제 관계자는 "준비한 행사들의 주제가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도 너무 많은 분이 영화제를 찾았다. 상영관과 가까운 동선, 행사장의 집중 등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