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1·2호선 공기압축방식 단점
- 자동개폐 안돼 기관사 확인 필수
- 2인 승무제로 사고예방 주장도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서 승객의 팔이 전동차 출입문에 낀 채로 출발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이틀이 지나도록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밝히지 못한 상태다.

지난 28일 오후 6시36분께 부산진역에서 전동차를 타던 A(여·33) 씨의 왼쪽 팔목이 출입문에 끼였다. 전동차 출입문에 부착된 이물질 감지 센서는 팔이 낀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

기관사가 전동차를 출발시키자 팔이 낀 여성은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때마침 사복을 입고 퇴근하던 부산교통공사 신평차량사업소 검수부장이 출입문 좌석 아래에 있는 비상개방장치를 작동시켜 A 씨 손목을 빼도록 도와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교통공사는 사고 전동차를 노포차량기지창으로 옮겨 조사했지만 30일까지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전동차의 출입문 작동은 공기압축방식과 전기모터방식으로 나뉜다. 사고 전동차는 공기제어방식으로 출입문을 여닫는다. 공기압축방식은 2㎝ 이상 물체가 꼈을 때 문 위쪽에 설치된 센서가 감지하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사고처럼 어린이와 여성의 손이나 팔은 닫는 힘에 눌려 2㎝ 이하로 인식될 수 있다.

공기압축방식은 또 출입문 위쪽에 물건이 끼면 센서가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가운데나 아래쪽은 감지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기압축방식의 전동차는 1호선 45대와 2호선 56대가 현재 운영되고 있다.

1호선 전동차는 이물질이 끼여 센서가 작동하더라도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문제점도 있다. 기관사가 이상 신호를 보고 출입문을 열어줘야 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승객 팔이 끼였지만 센서가 작동하지 않아 운전실에 있던 기관사는 사고 초기 끼임사고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출입문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처럼 신체가 끼이면 당연히 출입문이 열릴 줄 알았는데 그대로 운행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3, 4호선에서 운영 중인 전기모터방식의 신차를 1, 2호선에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현재의 1인 승무제 대신 2인 승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무리 민감한 센서라도 끼임 현상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15년 경력의 기관사 B(42) 씨는 "출퇴근 시간 때 5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혼자서 태우고 다닌다. 지하철 운전, 승객 안전, 열차 고장 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해 부담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