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8개반으로 수사 확대

부산 사상구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원생을 때렸다는 의혹(본지 지난 21일 자 8면 보도)이 28일 사실로 확인됐다. 경찰은 폭행 혐의가 드러난 교사 외에 다른 교사도 폭행에 가담했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 유치원 교사 6명을 직위해제했다.

부산 사상구의 E 유치원 교사가 넘어진 원생의 배를 차고 있는 모습. CCTV 캡쳐

부산 사상경찰서는 학예회 연습 과정에서 원생을 때린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교사 A 씨를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14일 사상구 E유치원에서 원생 B(6) 군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A 씨는 B 군 외에도 10여 명의 원생을 수십 회에 걸쳐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 외 다른 교사의 폭행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날 SNS에는 같은 유치원 교사 C 씨가 5살 원생의 머리를 때리고 넘어진 원생의 배를 걷어차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 영상은 아동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한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E유치원 측이 학부모에게 공개한 CCTV 영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영상에 등장한 C 씨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유치원 측이 공개한 영상을 본 한 학부모는 "한 반 28명 중 25명이 2주동안 110여 회 맞는 장면을 확인했다. 뺨을 때리는 것이 예사일 정도로 폭행이 일상화된 것 같다"며 분노했다.

경찰은 지난 5일부터 27일까지 해당 유치원의 CCTV를 모두 확보했다. 또 지난 5일 이전의 CCTV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을 이용한 파일 복원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시교육청은 A 씨를 비롯해 E유치원 교사 6명을 직위해제했다. 부산시교육청 김미경 장학관은 "아동폭행 혐의를 받는 교사와 아이들을 한 공간에 머무르게 할 수 없어 직위해제를 결정했다"며 "경찰 수사가 끝나고 혐의가 확인된 교사들은 징계위원회를 거쳐 처벌할 예정이다. 최고 파면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E유치원의 이사장은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CCTV를 숨김없이 공개했고, 경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박호걸 김봉기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