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 조각이다. 1920~1940년대 조선 소녀들의 일반적인 외모를 가진 단발머리 소녀가 의자 위에 손을 꼭 쥔 채 맨발로 앉아 있다. 단발머리는 부모와 고향으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하며, 발꿈치가 들린 맨발은 전쟁 후에도 정착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방황을 상징한다.
부산 동구청이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허용한 것은 잘한 일이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영사관 앞에 있던 소녀상을 강제 철거·압수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충돌을 빚은 데 대해서도 공식사과했다. 이 소녀상은 후손들에게 일본의 만행을 알리려 부산시민이 낸 성금으로 만들어졌다. 아무리 일본의 반대가 심하다지만 우리가 우리 땅에 역사적 상징물을 세우는 것조차 타국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국민이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마음은 이처럼 한결같다. 그런데 정부는 여전히 민심과는 동떨어진 자세를 보이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해 졸속 타결된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미비한 점은 있으나 재협상은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은 더 충격적이다. 윤 장관은 "위안부 합의는 그 어느 때보다 진일보한 결과"라며 자화자찬했다. 일본이 10억 엔을 낸 것을 고마워하는 피해자 할머니가 많다는 막말까지 했다.
정부의 태도가 이러니 일본이 한국을 무서워할 리가 없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의 하와이 공습에 대해서는 미국에 사과하는 모양새를 냈지만,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아예 외면했다.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은 현직으로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국내에서 반대가 극심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된 지 한 달여 만에 한국의 뒤통수를 친 셈이다. 외교부가 주한 일본 대사를 불러 항의를 했다지만 이미 지나간 물이다.
위안부 문제 등 한일 현안에 대해 정부는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기존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 개선하고 일본의 도발에는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은 계속 일본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고당 조만식 선생은 1922년 오윤선과 함께 조선 물산 장려회를 조직해 국산품 장려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후부터 선생은 '조선의 간디'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만식 선생은 애국심이 남달랐는데 이를 닦을 때도 치약은 왜놈의 것이니 쓰지 않겠다며 항상 소금으로 양치질할 정도였습니다.
하루는 조만식 선생의 부인이 몸이 좋지 않아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물을 먹지 말라는 주의를 받은 부인이 심한 갈증으로 몹시 괴로워했습니다. 보다 못한 선생이 의사에게 찾아가 묻자 의사는 오렌지즙을 살짝 입술에 적셔 주면 괜찮을 거라고 했습니다. 조만식 선생은 아내의 갈증을 빨리 해소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렌지를 구하기 위해 서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나간 지 두 시간이 지나도록 선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아내는 갈증을 잊은 채 혹시 선생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선생을 걱정했습니다. 무려 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오렌지를 양손에 든 조만식 선생이 허둥지둥 아내의 병실로 들어왔습니다. 아내는 늦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선생은 태연스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 글쎄 병원 앞에는 왜놈들의 가게만 죽 늘어서 있지 뭔가. 그래서 조선 사람의 가게를 찾아다니느라 좀 늦었지."
진정한 애국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오렌지 하나이지만 조선인 가게의 오렌지를 찾아 네 시간이나 뛰어다닌 조만식 선생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우리의 역사적 정통성을 지키고, 더욱 발전하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