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조선경기 불황으로 현대중공업의 새해 매출 목표가 10년 전 수준으로 급감했다.

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 강환구 사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올해 매출 목표가 14조9561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10년 전인 2007년 매출액(15조5300억 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초 세운 매출목표(21조6396억 원)와 비교하면 30%나 감소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액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23조~24조 원대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강 사장은 "혹독한 외부 환경으로 매출 규모가 10년 전으로 돌아갔다"며 "올해도 조선과 해양플랜트 등 주력사업의 업황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매출 목표를 낮게 잡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안팎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내부를 빠르게 안정화하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경영계획 달성을 위해 사활을 걸고 노력한다면 일감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한때 세계 1위 조선사로 군림했지만 사상 최악의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로 지난해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 지난해 희망퇴직 등으로 사무직은 물론 생산직까지 총 3500여 명의 인원을 줄였다.

또 지난해 4월 터보기계 이어 8월 설비지원 부문과 연말 로봇·그린에너지 부문을 분사했다. 올해도 건설장비와 전기·전자 등 6개 비 조선 부문을 분사할 예정이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지난해 15차례 전체파업을 포함해 총 40여 차례 부분파업 등으로 맞섰고, 세 불리기를 위해 연말에는 20년 만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재가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