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임금'은 '최저임금'만으로는 보장하기 어려운 주거·교육·문화비를 고려해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법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아직 없다.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이 조례나 명령을 통해 시행하고 있다.

생활임금은 1994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13년 서울 성북구와 노원구에서 처음 도입해 지난해 9월 기준 6개 광역자치단체와 서울 20개 자치구 등에서 시행 중이다.

최근 부산 중구의회가 '생활임금조례'를 통과시키면서 부산에서도 생활임금시대가 열렸다. 최저임금이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한다면 생활임금은 물가 등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생활임금은 통상 최저임금의 1.2~1.35배 수준이다. 그런데 그 대상이 중구 소속 출자·출연기관 및 중구와 공공계약을 체결한 하도급 소속 근로자로 제한된다.

당장 생활임금조례가 시행됨에 따라 중구는 혜택을 받는 비정규직 200여 명을 위해 연간 1억4300만 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시급 6740원을 기준으로 월 135만2230원인 올해 최저임금을 생활임금으로 전환하면 월 162만2676~182만5510원이 된다. 지자체로 보면 월 27만~47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선 그만큼 임금 상승효과가 있다. 지자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생활임금 도입을 주저할 것이 아니라 임금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의 생활임금제도는 처음 시작부터 공공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이제 부산시와 각 지자체도 중구처럼 정책 시행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영국의 HSBC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도 생활임금제도에 동참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협조도 절실한 상황이다. 최저임금의 대안으로 공공과 민간 부문이 함께 생활임금 도입을 추진할 때 빠듯한 살림에 허덕이는 저소득층 가계가 숨통을 틀 수 있기 때문이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시장에서 작은 생선 가게를 하는 미정 씨는 은행 가기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장사라는 게 손님이 있건 없건 자리를 쭉 지키고 앉아 있어야 해 은행은커녕 화장실도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여름에는 생선이 상할까 봐 계속 얼음을 채워 주어야 해서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작은 가게를 지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간혹 잔돈이 부족할 경우나 은행에 예금하고 싶어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은행 직원들이 직접 나와 은행 일을 봐 주었습니다. 조그만 전동 수레를 끌고 다니며 친절하게 일을 봐 주어 모두 믿고 맡기게 되었습니다.

여름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날, 미정 씨는 생선의 얼음을 갈아주며 남은 얼음을 습관대로 길거리에 좍 뿌렸습니다.

"어머나!" 그런데 그 물이 하필 생선 가게 앞을 지나던 은행 여직원의 발등 위로 쏟아져 버렸습니다. 당황한 미정 씨는 얼른 휴지와 수건을 들고나와 여직원의 젖은 발을 닦아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여직원은 뜻밖에도 밝은 미소를 지으며 "괜찮습니다"를 연발했습니다. 미정 씨는 여직원의 미소에 조금 안심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으로 그 날 입금할 통장을 내밀었습니다.

"더운데 수고가 많네요. 게다가 얼음 세례까지 받았으니 미안해서 어째. 힘들지요?"

그러자 그 여직원은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힘들긴요. 여러분들이 편리하고 좋다고 하니 저도 기쁜 걸요."

이 세상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지만 그보나 더 우선인 것이 나와 남을 사랑하고, 주위 사람들과의 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정이 넘치는 사회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