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의 대여 변호사 징역 1년6월

부산법무사회가 검찰에 고발했던 전국 최다 등기 수임 브로커(본지 지난해 8월 1일 자 6면 보도)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변호사 수 증가와 함께 갈수록 혼탁해지는 법률시장의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조승우 판사는 매달 일정액을 주고 변호사 명의를 빌려 2년 6개월간 1만5000여 건의 등기 사건을 수임해 처리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등기 사무장' C(41)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23억6400만 원 상당의 추징을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또 C 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기소된 서울지역 K(46) 변호사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억 원 상당의 추징을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C 씨는 K 변호사에게 2013년 5월 매달 500만 원과 수익 일부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명의를 대여했다. 또 그해 7월부터 2015년 말까지 전국에서 1만5814건의 근저당권 설정 등기 신청 사건을 수임·처리하면서 수수료 명목으로 25억6400만 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변호사에게 등기 사건 수임·처리 수익 중 30%를 받는 조건으로 2014년 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전국 3556건의 등기를 알선해주고 대가로 13억 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브로커 K(49) 씨에게는 징역 1년과 함께 1억3000만 원 상당의 추징이 명령됐다. K 씨에게 알선료를 준 혐의로 기소된 Y(55) 변호사에게는 벌금 2000만 원이 선고됐다.

조 판사는 "이는 변호사 제도의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 범죄로, (브로커들은) 등기사건 시장을 심각하게 교란해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경쟁자인 변호사나 법무사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히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며 "기소된 변호사들도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사명과 책무를 저버린 채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얻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