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탄 농성 등 노사대립 증폭

부산교통공사가 지난해 3차례 파업을 주도한 노동조합 간부 40명을 중징계하면서 노사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달 20일과 31일 두 차례 열린 부산지하철 노조 간부 40명의 징계위원회 결과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국장을 비롯해 12명을 8일 자로 해임 처분한다고 7일 밝혔다. 파업에 적극 가담한 19명은 강등 처분했고 9명에게 정직 3개월 처분했다.

앞서 노조는 임단협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파업을 벌였다. 사측은 노조가 성과 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해 불법 파업을 벌였다며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대규모 해고 사태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8일 오전 7시30분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내골역 8번 출구에서 조합원 100여 명이 선전전을 하고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 또 오는 10일 오전 10시30분 부산시청 앞에서 조합원 800여 명이 결의대회를 열어 사측의 대규모 징계와 구조조정 계획을 규탄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1000명을 구조조정하는 이른바 '재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 앞서 노조의 힘을 빼기 위해 중징계를 했다"며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박종흠 사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도 읽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부산교통공사 고등징계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한편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체신청을 할 계획이다.

무더기 중징계로 노사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아직 지난해 임금단체 협상의 주요 쟁점인 ▷성과연봉제 도입 ▷도시철도 1호선 다대선 연장구간 인력 배치 ▷노동조건 개선과 통상임금 정상화에 합의하지 못했다.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대규모 중징계는 1998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사측은 파업 중인 조합원들이 선로를 점거해 3시간여 지하철 운영을 중단시키자 지도부 21명을 파면하는 등 40명을 중징계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