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괄계약서 올해부터 자체 선정
- 부울 8개사 맛·품질 대결 벌여

1인당 6000원이 책정된 예비군용 도시락의 공개 품평회가 부산에서 처음 열렸다. 그동안 예비군용 도시락은 품질이 낮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5일 부산 해운대구청 구내식당에서 육군 53사단이 주최한 예비군 도시락 공개 품평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급식업체 제품을 시식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육군 제53보병사단은 1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청 구내식당에서 '예비군 도시락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 품평회'를 열었다. 공개경쟁을 통해 예비군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선정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해까지 53사단은 영내에서 간부들만 참가하는 품평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민간인'의 입맛을 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실제 예비군 대상자뿐 아니라 공무원까지 초대했다. 70여 명의 평가자는 출품된 도시락을 먹고 맛·보온성·메뉴 구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표했다.

지난해까지 예비군 도시락은 국군복지단에서 일괄적으로 계약했다. 올해부터는 실제 예비군 훈련을 진행하는 사단이 급식업체와 직접 계약을 하도록 바뀌면서 이날 품평회가 열릴 수 있었다. 한 해 53사단 측에 편성된 예비군 급식 비용은 10억 원가량이다.

부산·울산지역의 8개사가 이날 품평회에 참여했다. 53사단 측은 품평회 전 도시락업체의 위생상태와 제조과정을 사전에 점검했다. 아무리 맛이 있어도 위생이 나쁘거나 생산 가능 물량이 적으면 품평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기본 7찬에 음료·물 제공을 품평회 참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품평회 참가사는 구내식당 바깥에 자리를 펴놓고 제품의 장점을 설명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도시락 특성상 예비군들은 찬밥을 먹어야 했는데, 우리 제품은 보온성에 특히 무게를 뒀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업체는 "밥이 맛있어야 훈련도 잘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반찬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품평회에 참가한 박준석(26) 씨는 "예비군 훈련 식사 시간만 되면, 도시락이 맛없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실제 예비군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선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달수 53사단장은 "한 번 행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얼마나 관리가 잘 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도시락 업체 위생점검 등을 통해 계속해서 예비군 도시락 품질 향상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