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청 환경평가 없이 사업 진행
- 사하구, 피해 조사·보상 '뒷짐'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 사하구가 어업 피해조사도 없이 다대포해수욕장 연안 정비사업을 강행했다가 어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 20일 부산 사하구 다대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다대포 연안 정비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어민들. 다대포를 사랑하는 모임 제공

다대어촌계 조합원 480명으로 구성된 '다대포를 사랑하는 모임'은 지난 20일 부산해양수산청 주최로 다대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다대포해수욕장 동쪽 해안에서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연안정비 사업을 강행해 어류 산란지와 어업용 미끼 채취 해역을 완전히 망쳤다"고 항의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지난해 9월부터 72억 원을 투입해 몰운대~다대포 해안 모래 유실지역에 모래와 자갈을 붓고 잠재를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대포 동쪽 해역은 어류의 서식지 역할을 하는 해초인 '잘피'가 풍부한 곳이다. 잘피는 연안에서 숲을 이뤄 열매를 맺고 산소를 공급해 다양한 해양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다. 어민들은 "잘피뿐 아니라 해안에서 채취하던 낚시용 미끼(갯지렁이)도 찾아보기 힘들어 따로 구입하고 있다"며 "치어 산란지가 파괴돼 앞으로 1~3년간 어장이 형성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사하구는 연안정비를 하기 전 어업피해 조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의 경우 2012년부터 진행 중인 연안정비사업에 따라 29억 원의 어업피해 보상금을 책정해 지출했다.

어업 피해 보상을 맡은 사하구는 어민 반발이 거세지자 하반기 피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사하구 김희철 도시정비과장은 "해양수산청이 연안정비와 어업피해 보상을 동시에 하는 줄 알았다"며 "오는 5월 추경에 어업피해 용역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해명했다.

다대포를 사랑하는 모임 배상욱 회장은 21일 "피해를 보상해야 할 사하구는 뒷짐을 지고 해양수산청은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하지 않아 어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양수산청은 지난 주민설명회를 포함해 7번에 걸쳐 9~30명이 참가한 소규모 공청회를 했다고 반박했다. 또 다대포 연안정비는 해양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어류 산란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양환경을 조사하면서 공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