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헌혈자도 14%나 감소
- 30·40대 적극 참여로 확보를

헌혈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인 10, 20대 부산 인구가 줄어들면서 혈액 보유량이 적정치인 5일분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부산의 적정 혈액 보유일수는 154일에 불과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은 21일 기준 혈액 보유량이 4.2일분이라고 밝혔다. 혈액형 별로는 A형 3.9일 B 형 5.5일 AB형 5.2일 O형 3일분을 보유 중이다.

2월은 단체 헌혈을 많이 하는 고교생의 졸업과 봄방학이 이어지면서 혈액 재고량이 부족한 경우가 잦다. 지난해와 2015년 월별 헌혈자 수가 전국 평균 20만 명을 넘지 않았던 때는 2월뿐이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10, 20대 인구의 감소가 혈액 수급난을 겪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지역 15~19세 내국인 인구는 20만4000명, 20~29세 인구는 44만5000명이었다. 각각 2010년 대비 3만9000명, 3만6000명 줄었다.

이 같은 연령별 인구 변화는 헌혈자 수에도 반영됐다. 전체 헌혈 인구의 80%에 달하는 10, 20대 헌혈자 비율이 줄면서 부산 지역의 혈액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2015년 부산지역 헌혈자는 총 23만8001명으로, 이 가운데 10대 헌혈자가 8만5423명 20대가 10만3201명이다. 각각 전체 헌혈자의 35.9%, 43.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헌혈자 수는 1년 전보다 3만3157명 줄어든 20만4844명에 그치면서 같은 기간 10대 헌혈자(6만9954명) 18.1% 감소, 20대 헌혈자(8만2141명) 또한 20.4% 줄었다. 10, 20대 헌혈 인구가 급감하면서 이 기간 전체 헌혈자수가 전국 평균 7.9% 감소한 반면, 부산지역은 14%나 줄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부산혈액원의 적정 혈액 보유 유지일수는 154일밖에 되지 않았다. 부산혈액원이 지난해 의료기관에 공급한 적혈구제제(전혈로 확보하는 혈액)는 16만3542유니트(1유니트=400㏄)지만, 헌혈로 확보한 양은 15만5634유니트였다. 7908유니트는 타 지역 혈액원에서 빌려오고 있다.

부산 혈액원 관계자는 "대형병원이 많은 부산은 다른 지역에서 수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가 많다. 10, 20대의 헌혈만으로는 필요한 혈액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며 "30, 40대의 헌혈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