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교통공사, 노조 파업 대비
- 대체인력 양성 내달 투입 확대
- "승객 안전 담보로 괜찮나" 비판

부산교통공사가 파업에 대비한 대체인력 확보를 명분으로 전동차 면허 보유자들을 현장에 투입해 교육할 예정이어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식 기관사들도 크고 작은 사고에 노출돼 있는데 승객 안전을 담보로 실습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다대구간 영업시운전에 투입된 신형 전동차.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지난 22일 오후 1시28분 부산도시철도 1호선의 신형 전동차가 서면~부전~양정~시청역에서 잇따라 급제동해 일부 승객이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한 승객은 "지하철이 갑자기 쿵쿵 소리를 내며 급정지해 놀랐다. 정식 기관사가 운전한 게 맞느냐"고 항의했다. 당시 전동차는 교관의 감독하에 신입 기관사가 수동운전 중이었다. 지난해 12월 입사한 기관사 6명은 지난달부터 1·2호선에서 본선 숙달 교육을 받고 있다.

교관도 아직 다대선 개통에 대비해 도입한 신형 전동차의 운행에 익숙하지 않다. 부산지하철 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부터 신형 전동차 교육 시간이 4일에 불과해 기관사들의 숙련도가 떨어진다고 문제 제기를 해왔다. 신형 전동차는 기존 전동차와 운전시스템이 다르다.

문제는 부산교통공사가 지난 13일부터 기관사 면허 교육기관인 BTC아카데미 수료생과 전동차 면허보유자 95명을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이론 교육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실습생들은 오는 3월 13일부터 연습용이 아니라 실제 운행하는 전동차에 투입된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남원철 사무국장은 "교관이 동승한다고 해도 숙련된 기관사가 운행하는 것보다 사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체인력 양성 명분 역시 노동자의 합법적 권리인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체 기관사는 전동차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사고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10월에는 수도권 전철 분당선 서울숲역에서 출발한 전동차가 왕십리역에서 멈춰 승객 150여 명이 70분 동안 전동차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코레일 파업으로 투입된 대체 기관사가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함께 밟아 전원이 차단됐다. 또 엉뚱한 장치를 눌러 전동차가 아예 움직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교통공사 측은 "승객을 태우지 않고 연습 운행을 하려면 더 많은 전동차가 필요한데 여유 전동차가 부족하다. 신형 전동차는 한 대 120억 원이라 추가 구매가 어렵다"고 밝혔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39) 씨는 "최근 지하철 사고가 잦은데 실습생이 전동차 운행을 해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