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70대 남성이 서울시청에서 마주친 박원순 시장 앞에서 흉기로 자해를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개발 추진위원장을 지낸 L(79) 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 행사 중 박 시장이 축사를 끝낼 즈음 자해 소동을 벌였다.

그는 군중 속에서 자신의 왼쪽 복부를 흉기로 찌른 뒤 걸어나왔다.

이어 박 시장 앞 1ｍ까지 다가와 바닥에 누웠다가 사람들에게 붙들려 나가며 "네가 시장이냐, 나는 죽어야 한다"는 등 소리를 질렀다.

L 씨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 등이 그를 행사장 밖으로 옮겼고, 119구급대가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L 씨는 복부에 10㎝가량의 자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한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에서 직권해제된 뒤 보조금 액수를 두고 구청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이 전문가 감정 등을 거쳐 제시한 금액이 조합 측이 주장하던 금액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 구역은 서울시가 오랜 기간 사업이 정체된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을 2015년 처음 직권해제할 때 포함된 곳이다.

시는 L 씨가 재개발 담당 관계자를 만나러 이날 시청을 찾았다가, 박 시장을 보자 술김에 이 같은 돌발행동을 벌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상대로 행사에 진입한 경위와 흉기를 소지한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