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모습을 보면서 새삼 걱정이 앞섰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해지면서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탄핵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과의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제 곧 최종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대한민국이 더할 수 없이 어려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다.
탄핵정국이 가져온 극심한 분열은 우리 사회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탄핵을 지지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좋음과 좋지 않음이 명확하게 갈라진다. 가족이나 친구 사이라도 시국이 주제가 되면 대화가 단절될 지경이다. 지난 3·1절에는 특정 세력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두려워 태극기를 달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민심이 이처럼 극명하게 쪼개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국회가 제출한 탄핵결의안을 헌재가 인용할지 혹은 기각할지는 지금으로써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탄핵 지지자와 반대자들 간 이 같은 앙금이 탄핵정국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헌재의 결정에는 절대로 승복하지 않겠다는 반민주적인 발언까지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게 된다. 박 대통령의 실정을 따지기 위해 시작됐던 탄핵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은 앞으로 며칠 뒤면 나올 것이다. 지금은 감성을 앞세우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사태를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옳다. 최종 변론을 끝낸 헌재는 선고를 위한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 이 시점에서 특정 세력의 세몰이가 헌재의 냉철한 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정말로 바라는 사람이라면 국론 분열이 가지고 올 폐해도 경계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금의 이 혼란을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하나로 통합된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옛날에 어떤 성자(聖者)가 있었습니다. 그 성자가 한 번은 제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밤의 어두움이 지나고 새날이 밝아 온 것을 그대들은 어떻게 아는가?"하고 물었습니다.
제자 중의 하나가 "동창이 밝아 오는 것을 보면, 새날이 온 것을 알 수 있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스승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제자가 말하기를 "창문을 열어 보고 사물이 그 형체를 드러내어 나무도 꽃도 보이기 시작하면, 새날이 밝아 온 것을 알 수 있지요"라고 했습니다. 스승은 역시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제자가 자기 생각을 나름대로 말했지만, 스승은 듣고 나서 모두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제자들 편에서 "그럼 스승께서는 밤이 가고 새날이 밝아 온 것을 무엇으로 알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스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눈을 뜨고 밖을 내다보았을 때,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이 형제로 보이면 그때 비로소 새날이 밝아 온 것이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마음의 눈이 열려서 모든 사람이 그냥 사람으로만 보이지 않고 형제로 보여 사랑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의 마음에 비로소 새날이 밝아 온다는 뜻입니다. 이는 바로 내 마음이 변하고 내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한 새 마음이 되어 남을 형제와 같이 사랑할 줄 알고, 남의 고통과 아픔을 나의 형제의 고통과 아픔처럼 느낄 만큼 공감하게 될 때 새날은 비로소 밝아 온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가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분열된 국민의 여론을 어떻게 하면 통합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우리 국민이 하나로 통합할 방법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