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가속기 민간사업자로 서울대병원이 사실상 결정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서울대병원을 중입자가속기 투자·운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중입자가속기 도입 분담금 750억 원을 투자하는 대신 부산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를 최소 10년간 독점 운영하는 권리를 보장받는다.

원자력의학원 이신재 기획행정팀장은 "서울대병원이 동남권의학원 운영에 따른 경영·회계상 이익 수준을 평가하는 용역을 진행 중이다. 돌발 변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음 달 서울대병원과 최종 계약을 한다"고 설명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오는 6월부터 독일에서 사용하는 싱크로트론 방식의 중입자가속기가 기장군에 설치된다. 2020년까지 구축 공사가 마무리되면 시운전과 성능 검사를 거쳐 2021년부터 환자 진료에 적용된다.

원자력의학원 측은 "국내 최고 의료진을 보유한 서울대병원이 중입자가속기를 활용한 진료에 나서면 부산이 암 치료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대병원이 중입자가속기를 운영하면 부산 의료계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하다. 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임직원들은 고용승계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정상세포는 손상시키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차세대 의료 설비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