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사 직원 탑승 점검하기도
- 노조 "차량 전체 안전 확인해야"

잦은 고장을 일으켰던 부산도시철도 신형 전동차의 출입문 구동장치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노동계는 "부산교통공사가 제대로 된 사전 점검 없이 전동차를 운행해 승객들의 불편과 불안감을 키웠다"고 비판한다.

승객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의 일종인 스위치.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제공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연말 도입한 신형 전동차 출입문 구동장치 288개를 22일부터 전면 교체한다고 21일 밝혔다.

출입문 고장 원인을 분석한 결과 ▷승객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의 일종인 스위치 ▷스위치를 고정해주는 롤러용 스냅링(연결고리) ▷포크 브래킷(출입문 버팀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실 제품 때문에 신형 전동차는 운행 과정에서 잦은 고장을 일으켰다. 문이 닫혔는데도 안 닫힌 것처럼 인식하거나 기관사에게 문 사이에 이물질이 끼었다는 신호를 보내 출발을 지연시켰다.

신형 전동차는 지난달부터 지난 20일까지 약 50일간 15차례 출입문 고장을 일으켜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달 8일에는 신형 전동차의 출입문이 자갈치역에서 고장 나 18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달 20일 노포역에서도 출입문 고장이 발생해 6분가량 전동차가 멈췄다. 지난달 7일과 9일에는 좌천역에서 세 차례에 걸쳐 정차한 신형 전동차가 출입문 고장을 일으켜 기관사가 수동으로 문을 열기도 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출입문 고장이 자주 발생하자 지난달 8일부터 제작사인 현대로템의 직원 6명을 신형 전동차에 태워 점검하는 웃지 못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이 신형 전동차에 설치한 부품은 A 사 제품이다. 부산교통공사는 현대로템에 리콜 형식으로 부품 교체를 요구했다. 신형 전동차 4대의 출입문 구동장치는 다대선 개통 전에 새 제품으로 교체된다. 나머지 2대는 부품 수급 때문에 오는 6월까지 단계적으로 교체된다. 부산교통공사 측은 "전동차 제작에 12만 개 정도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대부분 성능 테스트에 합격한 제품"이라면서 "신형 전동차 출입문 구동장치를 조속히 교체해 지하철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신형 전동차 전체를 조사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이 나오면 재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지하철노조 남원철 사무국장은 "부품 결함이 또 발생할 수 있는데 전동차를 운행하는 것은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다. 다대선 개통 전에 100% 안전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