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평야 토지 칠산·화목동
- 60여년 역사 가진 最古 재배지
- 97.8㏊서 연간 1500t 참외 생산

- 신선도 유지기간 3, 4일 길고
- 경남 추천상품 QC마크 획득

- 농민 수익 늘려준 효자 농산물
- 부산·김해 어린이집·유치원서
- 작년 2500명 체험활동 방문

- 토마토·고구마·무 수확도 인기
- 오는 10월 가을꽃밭 견학지 마련

경남 김해의 칠산 참외는 6·25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해 6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칠산 참외의 생산지인 칠산·화목동 일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참외 재배지다. 광활한 김해평야 자락에 있는 이곳의 토질은 참외가 재배되기에 적합한 점토질이어서 참외의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참외 따기 외에도 고구마를 수확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김해시 화목동에 위치한 칠산마을은 정부와 김해시의 지원을 받아 2004년부터 칠산참외정보화마을로 거듭났다. 정보화 마을로 지정된 이후 컴퓨터 등 인터넷 교육 및 농산물 판매 환경을 갖추면서 이른바 '잘사는 마을'로 꼽힌다. 이 마을 어르신들은 "배고팠던 시절 황갈색으로 익은 참외 한 입을 베어 물면 단맛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노동의 시름도 잊게 된다. 그토록 귀했던 참외는 우리 마을의 자랑이었다"고 회고한다.

매년 5월부터 이곳은 대표 작목인 참외는 물론, 토마토를 구매하거나 직접 수확할 수 있는 체험마을로 변신한다. 가을이면 고구마, 무 뽑기 체험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칠산정보화마을은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 체험마을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의 자랑, 품질 최고 칠산참외

김해평야의 푸른 들녘이 끝없이 펼쳐지고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을 배경으로 한 이 마을에는 280여 가구 800여 명이 참외를 재배하고 있다.

목가적 분위기를 지닌 이 마을은 97.8㏊에서 연간 1500t의 참외를 생산한다.

3대째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박상진(57) 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은 참외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한 입담으로 술술 풀어냈다.

"이 마을 사람들은 과거 주로 부산에다 참외를 내다 팔았죠. 농사를 짓던 할아버지, 아버지 때 어깨너머로 참외 농사가 수익이 꽤 쏠쏠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도 참외 농사에 발을 디딘 후 수확한 참외를 개인용달차에 싣고 가 국제시장 옆 한일청과, 서부산청과물시장으로 팔러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장들이 사라져 아쉽네요."

칠산참외정보화마을 내 비닐하우스에서 아이들이 직접 딴 참외를 들어보이고 있다.

지리적으로 부산과 가깝기 때문에 칠산 참외는 부산 사람들이 예로부터 무척 선호했다고 한다.

파프리카, 깻잎, 화훼 등 김해에서 재배되는 시설채소가 인근 대도시인 부산에서 주로 판매되듯, 참외도 일찍부터 부산지역에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참외는 매년 1월 초 파종을 해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집중적으로 수확한다. 박 위원장은 "칠산 참외는 저장 기간이 타 지역 품종보다 3, 4일 더 길다. 이는 썩기 쉬운 생물인 만큼 품질을 결정하는 최대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경상남도 추천상품 표시인 QC 마크를 획득해 품질을 인정받기도 했다.

현재 이곳 참외의 30%는 부산의 엄궁동과 반여동 농산물 시장에 공급되고 60%는 김해시내 유통업체를 통해, 나머지 10%는 온라인 판매로 소비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역에서 '참외 장인' 혹은 '참외 박사'로 통한다. 그는 참외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서도 일러줬다. 그는 "수확 후 이틀 정도 숙성해 먹으면 단맛이 더 나고, 따서 바로 먹으면 당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아삭아삭한 씹는 맛이 일품"이라고 귀띔했다.

■동심으로 강제 소환

유치원생들이 무를 뽑고 있다. 칠산참외마을 제공

이 마을 농민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택한 것이 체험활동이다. 참외 수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다양한 체험활동이 이뤄진다. 이곳의 주 고객은 어린이와 부모들이다. 부산에 사는 최영지(여·35·부산시 영도구) 씨는 "2년 전부터 아이들과 이곳을 찾아 참외를 따며 농촌체험활동을 하고 있다"며 "도심 속 아이들이 흙을 밟고 무공해 과일을 직접 따 보며 행복감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좋다. 혼자만 즐기기에 아까워 이웃들에게도 체험활동을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회색빛 도심의 아이들이 농촌의 정겨움과 자연의 이로움을 접할 수 있도록 부산과 김해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많이 찾는다. 지난해에는 체험객이 2500명에 달했는데 60%가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이었다.

오는 10월 중순에는 보름간 가을 꽃밭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사진은 화훼 비닐하우스 전경

5월이 되면 김해평야를 가득 메운 폭 5m60㎝, 길이 88m의 참외 비닐하우스 단지마다 체험객들로 붐빈다. 유료 체험행사로는 참외 따기 체험에 가장 많은 탐방객이 몰리며 토마토 따기, 가지 따기, 고구마 캐기, 무 뽑기 등 다른 여러 체험활동도 인기가 많다. 특히 오는 10월 중순에는 보름간 가을 꽃밭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정보화마을을 관리하는 김해시 장선근 행정자치국장은 "정보화마을의 농촌체험 활동은 농가에 소득을 안겨주고 체험객들에게는 자연과 벗하며 힐링하는 동시에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