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하천 개수·저류지 조성 등 660억 투입 2020년 말 완공

경남 김해지역의 최대 상습 침수구역인 한림면 화포천 하류의 '물난리'가 해소될 전망이다. 김해시가 하천 내 최대 지장물인 농토(일명 서부농장) 제거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국토교통부와 화포천 화포지구 수해 상습지 개선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화포천 하류 구역은 낙동강과 접해 있는 김해 지역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힌다.

시는 다음 달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0년 말까지 총사업비 660억 원을 들여 하천 개수, 저류지 조성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물의 흐름을 막는 논과 밭으로 이뤄진 45㏊(45만 ㎡) 규모의 지장물을 제거해 저류지로 만드는 일이다. 사유지인 이곳은 '서부농장'으로 불린다.

화포천은 중·상류 폭이 200~500m에 이르지만 낙동강 인근의 하류 지역인 서부농장을 지나면서 30m 정도로 좁아지는 바람에 대형 물난리가 반복되고 있다. 장마철이면 서부농장으로 인해 물이 낙동강으로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주변 민가나 공장 등이 큰 침수 피해를 보고 있다. 서부농장은 원래 습지였지만 1960년대 정부의 식량 증산 정책에 힘입어 논으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장물 부지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일정 높이만큼 남겨둘 예정이다. 비가 올 경우 자연스럽게 하천으로 변하지만 평소에는 유수지(저류지) 형태로 남는다. 이렇게 되면 집중호우에도 화포천 하류 수위는 낙동강 홍수위 수위보다 2~2.5m 낮게 유지돼 침수 피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김해지역은 화포천 침수로 인해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다. 1984년, 1986년, 2000년, 2002년, 2003년, 2006년 침수 피해로 주변 가옥과 전답이 잠기는 등 꾸준히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재앙 수준의 피해를 낸 2002년 태풍 '루사' 내습 때는 주변 농토 1151㏊(1151만 ㎡)가 잠기고 주택 930세대, 공장 200여 동이 침수됐으며, 도로 유실 16개소, 하천제방 유실이 11개소에 이르렀다. 시가 2002년 이후 피해를 집계한 결과 도로 유실 등 공공시설물 피해액만 500억 원에 달할 정도였다.

김해시 김종권 안전건설교통국장은 "국토부와 사업 협의가 마무리되면 5월부터 지장물에 대한 보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