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 16일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세월호가 1073일 만에 녹슬고 긁힌 상처투성이인 채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누구보다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사람들은 3년 가까이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9명의 미수습자 가족이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는 본격적인 세월호 인양 작업에 앞서 미수습자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렸다. 9인분의 밥과 국, 나물 등을 갖춘 상차림엔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고창석·양승진·권재근·권혁규·이영숙 등 이름을 수놓은 9장의 손수건, 9벌의 배냇저고리도 함께 놓였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난 가족들은 "9명을 꼭 찾아 집으로 보내 달라"고 오열했다.

사망자 295명과 유족, 생존자와 가족, 국민이라고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이뤄졌어야 할 일을 왜 3년이나 끌었는지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터져 나온다. 우선 세월호를 손상 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안전하게 육상으로 옮겨야 한다.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고 목포 신항으로 끌고 가야 인양 작업이 마무리된다. 세월호를 목포 신항 육상에 적치해도 만만치 않은 과정이 필요하다. 선체 세척과 방역 작업을 거쳐 객실부를 잘라 내 원래 모양대로 바로 세운 뒤 미수습자 수색에 들어간다. 비로소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선체 조사가 이어진다.

이를 위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 국회는 이달 초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위원회는 국회가 선출하는 5명, 희생자 가족 대표가 선출하는 3명 등 8명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조사위 위원들은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선체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및 유류품 수습 과정 점검,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 표명 등이지만 가장 큰 몫이 세월호 선체 분석을 통한 사고원인 조사이다. 과연 세월호가 외부 충격이나 조타기 등 기계결함으로 침몰했는지, 철근을 과다 적재했는지 등 규명해야 할 쟁점이 수두룩하다. 조사위는 28일 국회가 본회의를 개최해 의결하면 최장 10개월간 활동에 들어간다.

세월호 인양은 온전한 미수습자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이라는 사회적 염원이 담겨 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안전 불감증이 빚은 사고이다. 그 근본 원인을 찾아내 국가 안전 시스템을 점검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 매우 크고 중요한 과제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한 교도소에서 수감자 백일장이 열렸습니다. 그때 '우유 한 병'이라고 하는 제목의 글이 장원으로 뽑혔는데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수용돼 있는 젊은이의 어머니가 면회 오셨습니다. 그때마다 젊은이는 더 괴로웠습니다. 어머니는 말없이 품 안에 품어 오신 따뜻한 우유 한 병을 꺼내 창살 너머로 넣어 주셨습니다. 행여나 우유가 식을세라 고이 품어 오신 우유 한 병을 받아든 순간 아들은 눈물이 핑 돌면서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이 못난 아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이처럼 사랑해 주시다니….' 어머니의 말 없는 진실한 사랑 앞에 죄수가 된 아들의 약한 마음이 녹아내리고 만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진실이 지니는 놀라운 위력입니다. 진실한 마음과 행동은 몇백 마디의 훈계 이상으로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사람은 못된 짓을 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의 깊은 마음속에는 진실이라는 것, 양심이라는 것이 깔려 있습니다. 사회가 불의하고 부정으로 뒤덮인 것 같지만 그 바탕에는 정의와 진실이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역사는 수천 년간 정의 편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사고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철저한 원인 조사를 통해 다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진실한 마음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진실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