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직원 161명이 故 백남기 씨 의무기록을 무단 열람했다. 감사원은 대부분 단순 호기심인 것으로 밝혔지만 교수 지시가 있었다는 일부 진술도 확보했다.

	(사진 = 보신각 광장에 설치된 '애도와 추모의 벽'. 연합뉴스)

감사원은 국회 요구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대학교병원을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 무단 열람 및 유출 실태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모두 734명이 4만 601회에 걸쳐 백 씨 의무기록을 열람했다. 이 중 담당 의료진이 370명이었고 업무용으로 열람한 사람은 139명이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225명 중 161명은 업무와 무관하게 백 씨 의무기록을 열람했다. 64명은 사용자 계정 부실관리에 따른 무단열람이었다.

감사원은 161명 중 157명은 호기심으로, 3명은 교수 열람지시에 따라, 1명은 담당 의사에게 치료를 부탁할 목적으로 각각 의무기록을 열람했다고 밝혔다.

'교수 지시'라는 진술 내용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인 죽음 원인을 둘러싸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민감했던 만큼 업무와 무관한 열람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현행 「의료법」제21조 제3항은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으로부터 진료기록의 내용 확인이나 환자의 진료경과에 대한 소견 등을 송부할 것을 요청받은 경우에는 해당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송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병원의 자체 '의무기록관리규정'에도 법률과 동일한 내용으로 의무기록 열람을 제한하고 있다. 진료 외 연구목적으로 열람할 경우에는 별도로 신청·승인 절차를 거친 뒤 특정 기간동안만 제한적으로 열람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 호기심에 열람했다는 157명 중에서도 간호사 A씨는 카카오톡으로 해당 정보를 친구에게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의무기록을 무단 열람한 직원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이와 별개로 간호사 A 씨는 자체 규정에 따른 징계 조치도 취할 것을 서울대병원에 요구했다. 신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