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플랜트 건설 용역 추진
- 유해시설 없고 단가 저렴 판단
- 환경단체 "원수포기 정책" 반발

부산시가 좌초 위기인 광역상수도사업(본지 29일 자 1면 보도)의 대안으로 낙동강 하구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의 물을 수돗물로 만드는 '기수담수화 플랜트 건설'을 추진한다. 부산에 필요한 하루 110만t 가운데 최대 30%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올 연말까지 5억 원을 투입해 '담수화 클러스터 조성과 제2 담수화 사업의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담수화 시설의 입지는 부산 강서구 서낙동강 일대가 유력하다. 생산규모는 하루 최소 10만t 이상을 검토 중이다.

김종철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국비 지원으로 추진할 경우 최대 30만~40만t 생산규모를 지을 수 있다"며 "부산은 물론 경남에도 물을 공급할 수 있어 지지부진한 광역상수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수담수화 수돗물의 경우 기장주민들의 반대로 가정 공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서낙동강 일원은 대규모 환경 유해시설이 없고 부지도 넓어 플랜트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기수역의 물이 해수보다 염분이 적어 해수를 수돗물로 정화하는 것보다 생산단가도 줄일 수 있다. 계획대로 플랜트건설이 추진된다면 현재 부산에 공급되는 하루 110만t 수돗물의 30%가량을 담수화 플랜트에서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환경단체는 기수담수화가 낙동강 원수를 포기하는 정책으로 연결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먹는물 부산시민네트워크 이준경 집행위원장은 "더는 대규모 토목 건설로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며 "낙동강 상류에서 페놀과 납, 다이옥산 등의 특정 수질유해물질이 부산으로 계속 유입되는 만큼 부산시는 대구 경북에 '폐수 원천 차단' 등의 정책 추진을 요구해야 한다. 낙동강 수질 회복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자료에 따르면 농공단지나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부산으로 유입된 특정수질유해물질은 하루 17만382t이다. 대구와 경북이 각각 12만876t, 3만4544t이었고, 부산은 777t에 그쳤다.

부산시는 2002년부터 상류 수질 개선을 위해 5700억 원대의 물이용부담금을 냈지만 낙동강 하류 쪽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2002년 5.8㎎/ℓ에서 2015년 6.4㎎/ℓ로 오히려 더 악화됐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