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고교 동문 공소장 변경

부산 해운대 엘시티 금품 비리에 연루돼 불구속 기소된 허남식(68·사진) 전 부산시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오후 열린 허 전 시장의 첫 공판에서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해인의 문상배(48·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2010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허 전 시장의 고교 동문인 이모(68) 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이 씨로부터 이러한 금품수수 사실을 보고받고 사용을 승낙했다고 보고 허 전 시장과 이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재판에 넘겼다.

문 변호사는 "피고인은 이 씨와 금품 수수를 공모하거나 이 씨의 금품수수 사실을 보고받은 적이 없기에 수수한 금품의 사용을 승낙한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앞서 제3자 뇌물취득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공소장을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변경하겠다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씨의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유석의 백태균(54·연수원 26기) 변호사는 "(이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지 엘시티 사업과 관련한 청탁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는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백 변호사는 또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고, 사실관계를 인정한 터라 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이 씨의 보석을 신청했다.

반면 검찰은 "허 전 시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양자 간 친분관계나 인적 네트워크를 봤을 때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어 보석을 불허해야 한다"고 맞서 재판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