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정비사업까진 대책 없어

부산 북구 화명동을 따라 흐르는 낙동강 샛강이 썩은 채 방치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유해 곤충의 급증마저 우려돼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4일 악취가 진동하는 부산 북구 화명 생태공원의 샛강에 잉어 사체가 떠 있는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4일 본지 취재진이 부산 낙동강관리본부에서 덕천나들목으로 내려가자 악취가 코를 찔렀다. 눈에 보이는 것은 샛강 수면 위로 뭉쳐서 떠다니는 초록색 수중식물뿐이었다.

덕천나들목에 도착하자 물의 흐름이 완전히 멈췄고, 썩은 펄밭이 펼쳐졌다. 펄 위에는 어른 팔뚝 크기의 잉어 사체가 뒹굴고 있었다.

3.9㎞ 길이의 이 샛강은 화명동에서 유입되는 빗물이 수원이다. 비가 와서 낙동강 수위가 올라가면 하류에서부터 물이 차오른다.

하지만 오랜 시간 토사 퇴적이 이뤄져 강물 흐름이 정체돼 수질 오염이 심각해졌다. 여기에 최근 강수량까지 줄면서 새로 유입되는 물이 거의 없어 부패가 가속화됐다.

주호상 구포어촌계장은 "과거에는 샛강 상류와 낙동강 본류가 연결돼 있어 물이 위아래로 유입되면서 어로 활동이 활발했다"며 "하지만 수년새 토사가 상류를 막아 물이 급격히 줄면서 썩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곳은 주민 산책로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설치돼 있어 라이더들의 발길이 잦다. 주민 박모(58·북구 화명동) 씨는 "요즘 악취가 이 정도면 여름에는 아예 이 일대를 다니지 못할 정도가 될 것"이라며 "모기 등 유해 곤충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 걱정"이라고 말했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물 유입을 늘리기 위해 대천천과 연결하는 정비사업을 계획 중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28억 원의 국비를 신청한 상태로 올해 사업 예산이 확보된다면 내년쯤 정비를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