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부는 날이면 분뇨 악취퍼져
- 창문도 못 여는 등 수년째 고통

경남 김해시 내 악취 민원이 다량 발생하는 대단위 축사 인근에 신도시가 잇따라 조성되면서 축사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시 수가로에 위치한 B 농장을 대상으로 한 시민들의 악취 민원이 해마다 줄을 잇고 있다. 2002년 건립된 이 농장은 모두 600두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2014년 LH가 조성한 율하1지구(장유3동) 아파트는 축사로부터 2㎞ 떨어져 있는데, 악취가 바람을 타고 퍼지면서 이 아파트 주민들은 창문도 열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농장을 고발하는 민원은 2013년 14건, 2014년 58건, 2015년 20건, 2016년 26건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는 악취 측정을 통해 이 농장에 대해 2012년 7월과 2014년 7월 각각 기준 초과로 개선권고를 조처했으며 이후 수차례 고발 등 행정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이 축사에서 200~300m 떨어진 율하2지구(아파트 8800여 세대)도 2~3년 이후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는 각종 조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개선이 되지 않자 200억~300억 원에 이 농장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김해시의회 김재금 의원은 최근 임시회에서 "거액의 혈세를 지불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장에서 발생하는 가축 분뇨를 신속하게 외부 처리장으로 보내는 방법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현재 김해에는 부경양돈조합에서 운영하는 도축장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소, 돼지 축사가 시내 곳곳에 있고 유사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민원 해결을 위해 축사를 매입하는 것은 자칫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설령 농장을 매입한다고 해도 책임 주체는 시가 아니라 수익자 부담 차원에서 율하 1, 2신도시를 조성 중인 LH나 건설업체들에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농장의 분뇨를 가축 분뇨처리장에 보내 처리하는 방안 등을 먼저 검토해 보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 처방이 제대로 듣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시의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