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하구 등 녹지 확충하고
- 도시계획엔 바람길 넣어야"

2020년 공원일몰제로 산림·녹지 면적이 줄어들면 폭염 일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 적응전략'을 주제로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부산발전연구원 오동하 선임연구위원은 26일 해운대구 누리마루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적응 전략'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3년여밖에 남지 않은 공원일몰제가 시행되면 열섬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원일몰제란 2020년까지 사유지인 장기미집행 공원·녹지를 자치단체가 매입하지 않으면 개발을 허용(본지 지난해 12월 23일 자 1면 등 보도)하는 제도다.

오 선임연구위원이 10년 단위로 분석한 부산의 연평균 폭염 일수는 1966년~1975년에 0.8일에서 ▷1976년~1985년 2.2일 ▷1986년~1995년 2.3일 ▷1996년~2005년 3.0일로 꾸준히 증가하다 2006년∼2015년에는 3.5일이 됐다.

폭염 일수 증가에 따른 인명피해도 늘어났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125명(사망 17명)으로 1년 전 1056명(사망 11명)의 배가 넘었다.

폭염 일수 증가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더해 급격한 도시화가 꼽힌다. 도시의 규모는 커지는데 열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산림·녹지와 농경지의 비중은 그대로이거나 급감한 상태다.

부산의 토지이용 변화를 보면 1985년 도시화 지역의 면적은 122.3㎢로 부산시 전체 면적의 15.9%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260.7㎢로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도시공원의 면적은 도시화 지역 면적의 10%에 못 미치는 22.384㎢에 불과했다. 농경지는 203.9㎢(26.6%)에서 95.9㎢(12.5%)로 절반 넘게 줄었다.

오 선임연구위원은 "2014년 부산 전체 면적의 52.8%가 녹지였지만 인구가 집중된 도심지에서는 12.4%에 그쳤다"고 말했다. 또 열섬현상 완화 대책으로 공업단지인 사상·사하구의 녹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발이 한창인 기장군과 강서구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녹지를 유지하도록 도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연구위원은 "도시기본계획 수립 시 바람의 이동과 정체된 공기의 배출을 돕는 건물 사이의 '바람길' 도입과 도시 기후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환경기후지도' 도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된 부산대가 주관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