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 이전
- 유통판매 위해 본사는 그대로
- 현 농장은 체험관광지로 개발

국내 최대 달걀 농장인 경남 양산시 상북면 오경농장이 농장시설을 단계적으로 외지로 이전한다. 기존 양산농장은 농업과 관광을 접목한 대단위 체험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26일 양산시와 오경농장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오경농장은 최근 경북 영덕에 12만2100㎡, 경주에 99000㎡의 부지를 각각 확보해 산란계 농장을 만들기 위한 부지 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다. 농장 측은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현지 농장을 운영해 3년 내 농장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경농장의 산란닭들 역시 농장 완료 시기에 맞춰 연차적으로 이들 농장으로 옮겨 달걀을 생산하게 된다. 새 사육장은 첨단 친환경 시설로 조성된다.

하지만 본사는 양산에 그대로 두며 집란장과 세척 및 포장 등 공정도 그대로 양산에서 이뤄진다. 이는 양산이 달걀 주요 소비처인 부산과 경남 울산 중간에 위치해 유통과 판매 등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많고, 부산·경남 최대 산란계 집산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잃지 않으려는 의미도 있다.

오경농장이 역외 이전을 결정한 것은 현재 장소에서는 농장 운영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농장이 1976년 지어져 시설이 낡았지만 여유 부지가 없어 시설 현대화는 물론 농장 확장 등이 어렵다. 또 상·하북면 일대 반경 10㎞ 이내에 오경농장을 비롯해 모두 28개의 대단위 산란계 농장이 밀집해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잇따르는 등 감염병에 취약한 것도 이유다. 양산의 경우 2004년과 2008년, 2016년 등 모두 3차례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닭과 오리 등 336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양산은 부산·경남 최대 산란계 집산지로 AI 발생으로 달걀 출하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시중 달걀값이 폭등하는 등 적잖은 부작용이 되풀이되고 있다.

오경농장은 농장이전 후 남는 33㎡ 만 가량의 양산터는 농업과 관광을 접목한 대단위 체험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달걀 생산과 가공, 판매, 유통 등 전 과정을 체험하는 시설을 비롯해 달걀 소재 요리가공 체험장, 달걀 박물관, 달걀 교육장 등 조성을 검토 중이다. 또 맑은 계곡 등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야영장 등도 구상 중이다.

농장 측은 인근에 통도사와 내원사, 통도환타지아 등 유명 관광지가 있어 이들 시설이 조성되면 달걀 홍보는 물론 관광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오경농장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양산시와 이러한 시설 조성과 관련해 구체적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오경농장은 상북면 석계리 일대 농장에서 현재 100여만 마리의 산란닭을 사육해 하루 80여만 개의 달걀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산란계 농장이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2% 가량을 차지한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